박승희母 “3남매 스케이트 시키느라 마이너스 통장…친구들 다 떠나”

여자 500m 동메달리스트 박승희. 사진제공=Gettyimage/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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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박승희(22·화성시청)의 어머니 이옥경 씨가 3남매를 스케이트 선수로 키우느라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했다.

이옥경 씨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 아들딸에 대한 대견한 마음과 함께 미안함을 고백했다.

이 씨는 전날 박승희가 동메달을 따낸 경기에 대해 "딸이 '나 잘했지?'라고 묻기에 잘했다, 예쁘다, 기특하다고 했다"라면서 "아마 속상할 거다. 그런데 아이가 씩씩하다. 그러니 저도 씩씩하게 대해줘야한다"라고 설명했다.

박승희는 전날 열린 여자 500m 결승에서 1위로 달려나가던 중 엘리스 크리스티(영국)에게 밀리면서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 뛰려다가 한번 더 넘어지면서 무릎까지 다쳤다. 박승희는 여자 500m에서 98년 나가노올림픽의 전이경 이후 16년만의 동메달을 따냈지만, 이때 입은 무릎 부상 때문에 1500m 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이 씨는 "사실 너무 속상했다. 머리가 하얘지고, 울컥했다. 그 전에 세영이까지 계주시합이 그랬고(결승 진출 실패) 눈물이 났다. 세영이도 울었을 것"이라며 "두번째 넘어졌을 때 무릎이 안 좋아져서 1500m는 무리 안하기로 했다. 동메달까지는 좋았는데, 시합에 지장이 있으니 너무 속상하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승희는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이내 환하게 웃는 얼굴로 인터뷰에 임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보신대로 기특하다. 고맙고 짠하고 안쓰러운 딸"이라면서 "초등학교에 빙상부가 있어 다 같이 시작하게 됐다. 3남매가 같이 올림픽에 나가보는 게 막연한 꿈이었는데, 그게 이뤄져서 너무 좋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이어 이 씨는 "모두 운동을 하니 금전적으로 많이 어려웠다. (박)세영이는 중2 때까지는 중고(스케이트)만 신었다"라면서 "지금은 마이너스 통장이다. 이제 (돈이)들어갈 일이 별로 없으니 하나씩하나씩 마이너스를 지워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 씨는 "애들 뒷바라지 하느라 친구들이 다 떨어져나갔다. 그런데 이건 운동선수 부모들이 다 그렇다. 새벽하고 밤에 운동하는 아이에게 매달려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씨는 마지막으로 딸의 남자친구인 이한빈(26·성남시청)에 대해 "(박)승희가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운동을 해서 잘 알고 있다. 어릴 때부터 집도 놀러다니고 했다"라면서 "아직 어려서 결혼 이야기는 이르지만, 소치에 제가 아니어도 의지할 사람이 많으니 밴쿠버 때보다는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박승희는 여자 1500m 경기에는 결장하지만, 오는 18일 저녁 3000m 여자 계주 결승과 22일 새벽에 열리는 여자 1000m 결승에는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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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사진제공=Gettyimages/멀티비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