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지방자치단체별 채무보증 한도액을 설정해 관리하고 (일부 지방 공기업의) 자산 유동화 방식에 대해서도 철저한 통제 장치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와 안전행정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법질서 및 안전 분야 업무보고에서 “지자체들의 방만한 재정 운영이 국가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각 지자체의 지방채 발행에 대해 안행부에서 채무 발행 한도액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면서 “일부 지자체에서 이것을 회피하기 위해 민간업체의 대출금을 채무 보증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지방 공기업들은 안행부의 공사채 발행 승인을 회피하려고 자산 유동화 방식으로 기업 어음을 발행한다”고 덧붙였다. 지자체 보증 채무 총액은 2012년 말 5조 원에 이르며, 지방 공기업이 자산 유동화 방식으로 발행한 기업 어음도 1조 원에 육박한다.
박 대통령의 지적은 안행부가 올해 도입할 예정인 ‘지자체 파산제’와 맥을 같이한다. 지자체 파산제는 채무불이행 등으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운 지자체에 정부나 상급단체가 개입해 재정을 회생시키는 제도다. 정부는 지방정부 부채가 100조 원에 달해 재정이 극도로 악화된 만큼 파산제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공공부문 개혁과 관련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엄정하게 대처하고 비정상을 바로잡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공공기관 부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 기관부터 가시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장애인을 외딴 섬으로 끌고 가 노예처럼 부려먹은 일명 ‘염전 노예 사건’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소설보다 현실이 더 기가 막힌다 하더니 정말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뿌리를 뽑아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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