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前장관 “전북지사 출마? 관심없다… 그러나 당이 진정 원하면 그때 가서 판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7일 03시 00분


강봉균 전 장관이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의 전북지사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금까지 그는 “결정된 것은 없다. 당에서 ‘꼭 당신이 나가야겠다’고 판단한다면 그때 판단하겠다”고 애매하게 말했다. 과연 진심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출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맞상대는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터뷰에서 “안철수 의원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어떤 선거든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신당에 온 것은 정치개혁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지사 자리엔 전혀 관심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지사가 되면 그때부터 중앙정치와 거리를 둬야 한다. 이는 내가 정치를 재개한 본뜻과 전혀 다른 방향”이라고 꽤 길게 설명했다.

문제는 새정치연합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6월 선거에서 몇 개의 의미 있는 승리를 반드시 일궈내야 한다는 점. 전북은 전국에서 ‘안철수 바람’이 가장 세게 부는 곳으로 신당이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안철수도 강봉균에게 출마를 여러 번 요청했다.

현재 새정치연합에서는 조배숙 전 의원이 출마의 뜻을 밝혔다. 다른 당 후보로는 민주당에서 유성엽 의원, 송하진 전주시장이 경합하고 있고, 새누리당에서는 정운천 전 농림장관이 유력하다. 여론조사에서 지금까지는 민주당 후보군에 못 미치는 조배숙이 ‘뒤집기’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신당으로서는 강봉균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 강봉균도 “끝까지 불출마를 고집하기는 곤란한 상황임을 인정한다. 나로서는 딜레마다”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으로서도 절대 전북을 내줄 수 없다. 강봉균에 맞세울 만한 카드는 정동영 당 상임고문 정도.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터에 먼저 ‘지사 하겠다’고 나서기는 쉽지 않지만 당에서 세게 밀면 그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주-신당 양측의 최강 카드인 ‘정동영 대 강봉균’ 승부로 갈 공산이 크다.

허승호 논설위원 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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