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철을 앞두고 전국 각 대학에서 신입생을 상대로 한 오리엔테이션(OT)을 열고 있다. 매년 음주 폭행 등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던 대학 오리엔테이션에서 대형 안전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고 직후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대학교 오리엔테이션 문화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누리꾼들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굳이 갈 필요가 있나”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없어져야 하는 문화”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본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대학 신입생들이 대학생활에 관한 정보를 얻고 학내 인맥을 쌓는 취지로 마련된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이 학교 외부에서 1박 또는 2박을 하며 즐기는 ‘야유회’ 성질로 변질되면서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학생회가 주도하는 오리엔테이션의 경우 준비나 관리 미흡에 따른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 사고도 총학생회 단독으로 진행하면서 시설에 대한 사전 점검이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회가 주관하는 행사는 학교 측에서 실질적으로 관여하기 어렵다”며 “학교가 관여하는 것에 학생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고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자 일부 대학은 오리엔테이션 계획을 취소하거나 수정하고 있다. 건국대는 아직 오리엔테이션을 하지 않은 단과대학들의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18일 밝혔다. 동덕여대도 강원도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하려던 새내기배움터(새터)를 취소키로 했다. 다른 대학들도 오리엔테이션 일정 수정과 안전점검 강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딸을 둔 최성희 씨(52·여)는 “딸도 이번 주에 서울 근교로 오리엔테이션을 갈 예정인데 무슨 일이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안전문제에 대한 우려로 교내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열어 온 대학들도 있다. 순천향대는 2012년부터 외부에서 진행하던 오리엔테이션을 교내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실시하고 있다. 순천향대 관계자는 “교내 프로그램으로 바꾼 가장 큰 이유는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올해 오리엔테이션도 총학생회와 협의해 교내에서 진행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18일 전국 각 대학에 외부 행사를 가급적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이번 사고처럼 건물 붕괴 등 안전사고를 우려해서다. 특히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시설로 의심되면 행사 자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불가피하게 행사를 해야 할 경우에는 사전에 철저하게 안전조치를 하고 교직원들도 동행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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