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 씨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딸의 연기를 숨죽이며 지켜봤다. 긴장감 속에 김연아가 클린으로 연기를 마무리하자마자 김연아 어머니는 고개를 숙였다. 손으로 얼굴을 감싼 김연아 어머니는 그대로 한참 동안 눈물을 쏟았다.
그간 딸 김연아가 전 국민의 기대를 업고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엄마의 눈물이었다.
김연아의 점수가 발표되는 순간. 차마 볼 수 없었는지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린 박미희 씨는 2위라는 결과가 발표되자 아쉬운 마음에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김연아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흠 잡을 곳 없는 연기를 펼쳤으나 이해하기 힘든 심판 판정으로 인해 144.19점(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획득, 아쉬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홈 텃세를 등에 업고 프리에서 149.95점을 받아 합계 224.59점을 받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돌아갔다.
이에 해외 언론들을 비롯해 카타리나 비트, 미셸 콴 등 '살아있는 피겨의 전설'들도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점수에 연연하지 않았다. 자신의 은퇴 무대를 실수 없이 마무리해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김연아는 "(경기가)끝나서 너무 홀가분하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두 가지 모두 큰 실수 없이 마쳤다. 고생한 만큼 보여드릴 수 있었다"며 "끝나서 너무 행복하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에 만족하지 않으면 어찌 하겠는가. 내가 말한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다"며 "실수 없이 해서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심판들이 심사하는 것인데 제가 언급을 해서 바뀔 수 있는 것이 없다. 이번 대회는 출전하는데 더 의미가 있었다. 은퇴경기를 실수 없이 마쳐 만족스럽다"며 웃어 보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사진=김연아 어머니 “연아야 고마워”.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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