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투데이가 "소치올림픽 프리스케이팅 여자 싱글 심판진에 러시아 피겨 연맹 회장의 부인이 있었다"라고 폭로했다.
USA투데이는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경기가 끝난 뒤 21일자 기사에서 "더 뛰어난 경쟁자들보다 어린 러시아 선수에게 점수를 더 많이 준 9명의 심판 중에는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회장의 부인이 있다"라며 "또 한 명은 1998년 나가노올림픽 때 판정을 조작하려다 1년 자격 정지된 인물"이라고 폭로했다.
전 미국대표팀 코치였던 오드리 바이시거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슬픈 일이지만, 나는 소트니코바가 높은 가산점을 받을 것을 예상했다"라며 "여기는 러시아다. 나는 자동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 이후 여자피겨스케이팅 패널로 일해온 국제심판 조셉 인만 역시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의문을 표했다.
또 USA투데이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다른 두 명의 서양 심판이 쇼트프로그램 심판진에는 포함됐지만, 프리스케이팅 심판진에서는 제외됐다"라면서 "그 빈 자리에 나가노 때 아이스댄스 판정을 조작하려다 적발됐던 우크라이나의 유리 발코프 심판, 러시아 피겨협회 회장 부인 알라 셰코프세바가 들어갔다"라고 지적했다.
유리 발코프는 1998년 나가노올림픽 당시 아이스댄스 경기가 치러지기도 전에 선수들의 순위를 이야기했다가, 이를 녹음한 캐나다 심판 장 센프트의 폭로로 자격 정지를 당한 바 있다. 알라 셰코프세바 심판은 발렌틴 피세프 전 러시아피겨스케이팅연맹 회장이자 현 사무총장의 부인이다.
이밖에 심판 외에 테크니컬 컨트롤러로 임한 알렉산더 라케르니크는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협회 부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뉴욕타임스도 "피겨 심판진이 자국 협회의 압력을 받지 않도록 익명을 보장받았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담합이나 자국 편향 여부를 가려내기 어려워졌다"라고 설명했다.
'피겨여왕' 김연아(24)는 21일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과 예술점수(PCS)74.50점으로 144.19점을 받았다. 이날 '올 클린' 연기를 펼친 김연아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점수였다. 쇼트프로그램 74.92점을 합친 김연아의 총점은 219.11점.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반면 두발 착지를 하는 등 다소 실수가 있었던 소트니코바는 프리에서 149.95점을 받아 합계 224.59점을 기록, 김연아를 5점 가량 제치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소트니코바는 심판진으로부터 무려 14점 이상의 기술점수 가산점(수행점수, GOE)을 받은 끝에 러시아 역사상 첫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영국 BBC, 미국의 NBC와 ESPN 등 세계 유수의 언론들은 이날 결과에 당황스러움을 표했다. BBC는 "김연아가 금메달을 딸 것을 확신한다"라고까지 말했지만, 결과가 발표되자 "하지만, (금메달이)아니군요"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미셸 콴-카타리나 비트 등도 언론과의 인터뷰 및 자신들의 트위터를 통해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며 경악을 표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김연아 은메달 김연아-소트니코바 사진제공=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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