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4)에게 은메달을 준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 결과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올림픽 피겨 종목 고위 관계자가 심판 구성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22일(한국시간)미국 일간지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종목 고위 관계자는 "애초부터 (금메달을 딴)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유리한 쪽으로 심판 구성이 이뤄져있었다"고 지적했다.
소트니코바는 전날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9.95점을 얻어 합계 224.59점으로 김연아(합계 219.11점)를 제치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에 따라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도 무산됐다.
하지만 수많은 해외 언론들을 비롯해 피겨 전문가들은 심판들이 개최국인 러시아 선수에게 지나치게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며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심판 관계자는 다수 언론들의 지적들이 상당 부분 사실과 맞닿아 있다고 고백했다.
이 관계자는 "심판진 구성이 이미 소트니코바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뤄져있었다. 이것이 (금메달 획득을 위해)러시아가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라고 털어놨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날 프리스케이팅의 심판 9명 중 4명은 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 구성체였던 러시아·우크라이나·에스토니아·슬로바키아 출신이었다. 나머지 심판의 국적은 독일,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등이었으며, 미국·영국·스웨덴·한국 심판들은 프리스케이팅 채점 패널에서 제외됐다.
특히 우크라이나 심판 유리 발코프는 1998 나가노동계올림픽 피겨 아이스댄스에서 판정 조작을 시도하다 적발돼 자격 정지를 받은 이력이 있으며, 러시아 심판인 알라 셰브코프체바는 러시아 피겨연맹의 회장인 발렌틴 피셰프의 부인이다.
이 관계자는 "테크니컬 패널의 총괄자가 러시아인이라는 것이 그림을 완성한다"고 덧붙였다.
USA투데이는 또 다른 테크니컬 패널인 핀란드의 올가 바라노바가 시상식 직후 러시아 선수단 중 한명을 끌어안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USA투데이는 현행 피겨 채점시스템에 대해 비판했다. 현재 판정 시스템에서는 9명의 심판이 각각 어떤 점수를 줬는지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 편향된 판정을 내린다고 해도 누가 했는지, 편향된 판정 자체가 있었는지 가려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피겨협회는 국제빙상연맹(ISU)에 심판들의 익명을 보장하는 제도를 폐지해달라는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경기를 담당하지 않은 한 심판은 "소트니코바가 그 점수를 받을 만한 연기를 펼치지 못했다"며 "러시아 관중이 그의 점수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동메달리스트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가 소트니코바보다 각 프로그램 구성요소별로 1~1.5점 정도 더 받았어야 한다"며 "김연아는 소트니코바에 비해 모든 면에서 훨씬 뛰어났다"며 "코스트너와 김연아 둘 다 소트니코바보다 낫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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