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부터 교내 비교과 활동의 중요성이 커졌다. 최근 정부가 2015학년도 대입부터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경시대회 수상 실적, 공인어학성적 등 ‘교외 활동’ 기록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하면 0점 처리를 한다는 방침을 확정했기 때문. 하지만 고교생들이 교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사실상 동아리, 교내 대회, 봉사활동 등이 대부분이다. 어떻게 다른 학생과 차별화할 수 있을까?
201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은 어떤 교내활동으로 자신만의 경쟁력을 대학에 어필했을까? 박재웅 군(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합격·일반전형, 서울 광문고), 한솔 양(경희대 사학과 합격·학교생활충실자전형, 서울 광영여고), 박선우 군(한양대 수학과 합격·미래인재전형, 경기 김포외고)의 교내활동 비결을 소개한다. 세 학생은 각 대학에서 교내활동 우수 학생으로 추천했다. 》
▼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합격 박재웅 군
▼ “갈등·문제 해결능력 어필했죠”
박재웅 군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교내활동을 통해 리더십, 창의력 등 자신이 가진 장점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초등생 때부터 축구 선수가 꿈이었던 박 군. 중학생 때 당한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꿈을 접었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접을 수 없었다. 그는 해외축구 중계를 챙겨보고 축구 경기를 전문가처럼 분석하는 취미가 생겼다. 자연스레 축구 전문 기자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다.
고교 진학 이후에는 방송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교내 축구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교내 활동이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구체적으로 자기소개서에 기술했다.
“1학년 때 교내 축구대회에서 주장으로 뽑히면서 처음 리더 역할을 경험했어요. 서로 골을 넣고 싶은 마음에 수비수를 안 맡으려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자 사기가 많이 떨어졌죠. 스마트폰 메신저로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부진한 친구에게 음료수를 사주며 위로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어요. 결국 같이 모여 전술을 짤 정도로 관계가 회복됐고, 우승까지 할 수 있었어요.”(박 군)
박 군은 교내 방송부 활동을 했다. 방송부에서 아침마다 진행하는 ‘아침명상의 시간’엔 본래 취지와 다르게 많은 학생이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잤다.
박 군은 변화를 시도했다. 여학생 방송부원에게 DJ를 맡겨 평소 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나 친구관계에서 느낀 고민 등을 DJ의 입을 빌려 전하는 코너를 만들었다.
“하고 싶은 교내활동을 하면서 그 활동에서 느꼈던 생각, 어려운 점 등을 더 나은 방향으로 조금씩 변화시키려고 노력했어요. 단순한 교내 활동이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고 얻은 것들을 자기소개서에 구체적으로 표현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죠.” (박 군)
▼ 경희대 사학과 합격 한솔 양
▼ “역사 관련 교내활동에 집중했죠”
한솔 양은 어릴 적부터 조부모와 함께 살며 자연스레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할머니가 경험한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역사에 흥미를 느낀 것. 한 양은 고등학교 때 주변 친구들이 역사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친구들이 역사를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제가 역사를 왜 좋아하게 됐나 생각해 보니 다양한 역사 체험이 크게 작용했더라고요. 역사와 관광을 결합해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국사 관광 전문가’가 되자는 꿈이 생기게 됐죠.”(한 양)
역사를 관광과 접목해 많은 사람에게 한국사를 알리겠다는 꿈이 생긴 한 양은 △교내 문화탐방 공모전 △역사경시대회 △독도 홍보 스피치왕 대회 △재한 몽골인 대상 한국 알리기 캠페인 등 다양한 역사 관련 교내 활동에 참여했다.
특히 교내 문화탐방 공모전은 한 양이 한국사 관광 전문가의 꿈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였다. 많은 사람이 역사 유적지 안내 가이드북을 지루하게 여겨 읽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던 한 양. 공모전의 새로운 안내 책자를 만들기 위해 안내 책자 부문에 지원했다.
가이드북의 설명은 최대한 간결하게 하고 사진과 설화들을 추가해 친구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안내 책자를 만들었다. 직접 만든 안내 책자는 교내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책자는 실제로 2학년 수학여행 가이드북으로 사용됐다.
교내 경제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는 문화유산과 국가경제발전 등을 연관시켜 토론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냥 넘길 수도 있던 동아리 활동을 본인이 희망하는 역사진로 분야와 연결시키려고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
“역사는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서 교내활동에서 다양한 분야들과 결합하는 시도를 했어요. 그 과정에서 제 꿈을 더 확고히하는 계기가 됐답니다.” (한 양)
▼ 한양대 수학과 합격 박선우 군 ▼ “학년 올라갈수록 활동의 깊이 더했죠”
어릴 적부터 수학을 좋아했던 박선우 군. 고1 때부터 수학노트를 만들어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1년 넘게 정리한 수학노트를 바탕으로 박 군은 교내 논문과제 연구 공모에서 ‘이차곡선의 효율적인 학습에 관한 논문’을 제출해 은상을 받았다.
“처음에는 제가 수학을 좋아하니까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서 만든 수학노트가 나중에는 다양하고 깊이 있는 교내활동에 참가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어요.”(박 군)
이후 박 군은 수학에 더 큰 흥미를 느꼈고 2학년에 올라가면서 교내활동의 폭을 넓혔다. 미국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과 자율적인 스터디 모임을 결성해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한 수학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풀이방법을 찾았다. 스터디를 하며 같은 문제도 사람마다 해석하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배운 박 군은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공부할 때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터디 모임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박 군은 수학에 흥미를 갖지 못한 친구들의 수학 공부를 도와주는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 일대일 멘토링을 통해 고등학교 수학과 관련해 자신의 수학 문제풀이 방법을 친구들에게 알려줬다. 어떻게 하면 친구들에게 더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박 군은 리더십과 배려심을 키웠다.
“친구들이 제 설명을 듣고 난 후에 어려워서 포기하려고 했던 수학 문제의 정답을 도출해낼 때 정말 뿌듯했어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이란 학문을 대하는 자세가 성숙해지고 활동 범위도 넓어졌어요. 1학년 때는 혼자 연구해서 교내 공모전에 참가했는데 3학년 때는 수학을 통해 친구들을 도왔으니까요.” (박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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