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박’ 실현할 컨트롤타워… 남북-세대 대통합 의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03시 00분


[朴대통령 취임1년 담화/통일-국민통합 청사진]
대통령직속 통일준비委 구성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청와대 춘추관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를 둬 실질적인 통일 준비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청와대 춘추관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를 둬 실질적인 통일 준비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경제혁신 비전보다 오히려 ‘통일준비위원회’ 신설이었다.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 이후 통일 담론은 활발해졌지만 방향성 없이 우후죽순으로 진행돼 진전이 더디다는 문제의식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추가했다고 한다. 통일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준비위에서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통일 방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의 발표에 앞서 사전에 옛 서독이 구성했던 통일자문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준비위는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부와 통일연구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의 기능을 통합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의 교류 협력을 위한 창구 역할까지 맡을 것으로 보인다.

○ 북한 주민까지 포함한 한반도 대통합


통일준비위의 가장 큰 역할은 통일에 대한 국민 여론 수렴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준비위를 통해 남북 간, 세대 간의 통합을 이루어 새로운 시대의 대통합을 이끌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그동안 정부에서 비공개로 준비하던 통일을 민간이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것”이라며 “시민단체까지 준비위에 포함시킨 점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통일은 우리 사회 갈등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제라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다. 젊은층일수록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 세대 간의 갈등 요인이 되기도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일을 위해서는 국민대통합이 필수적이지만 역으로 국민을 통합시키는 데 통일만큼 강한 이슈도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대통합 범주에는 북한 주민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같은 민족이라고 하기에는 남북한 간의 동질성이 너무 사라졌다”며 “이를 보완해 북한 주민도 동의하는 통일이 되도록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청년위와 국민대통합위, 문화융성위, 지방자치발전위 등 4개 직속 기구를 만들었다. 5번째 직속 기구가 될 통일준비위의 위원장은 민간인이 맡고 관련 부처 장관과 민간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 북한과 대화 창구 활용도 검토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대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통일이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통일준비위는 통일 이후를 대비해 북한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독 총리를 지낸 분에게 ‘독일이 통일됐을 때 가장 아쉬웠던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Information(정보)’이라고 세 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준비위가 향후 남북 간의 대화 창구로 활용될지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기구인 준비위가 북한이 바라는 ‘공신력’을 보장하면서도 정부가 직접 나서기 부담스러운 각종 민간 교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이점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통일#박근혜 대통령#통일준비위원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