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해 9월 13세 남아에게서 3.5m가 넘는 ‘광절열두조충’이라는 기생충이 발견됐다고 25일 밝혔다. 당시 기생충을 빼내는 과정에서 몸통이 끊겼기 때문에 실제 기생충 길이는 더 길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에서는 국내에서 이보다 더 긴 광절열두조충도 종종 발견돼 왔다고 말한다. 광절열두조충은 온대지방이나 북극에 가까운 곳에서 분포하는 조충(條蟲·척추동물의 창자 속에 기생해 양분을 섭취하는 기생충)의 일종이다. 러시아와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주로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연어, 숭어, 농어, 송어 등을 숙주로 삼아 소장에 붙어서 산다. 길게는 10m에 달하는 것도 있으며, 몸속에서 최장 20∼25년 머물기도 한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 환자는 평소 부모와 함께 생선회를 즐겨 먹었으며 어느 날 항문 밖으로 흰 물체가 움직이는 것이 보이고 간지러운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환자가 생선회를 통해 광절열두조충에 감염됐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시중에서 처방 없이 구입하는 기생충 약으로는 광절열두조충 같은 기생충을 제거하지 못한다”며 “냉동살균 처리가 되지 않은 활어회나 생선요리를 즐겨 먹는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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