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한길-안철수 ‘제 3지대 신당 창당’ 합의,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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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김한길-안철수 신당 창당'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제 3지대 신당 창당을 전격 합의했다.

양측이 합의를 도출한 것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공감대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한길 대표가 최근 3차례에 걸쳐 발표한 민주당 혁신안과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에 기반해 제안한 통합을 안철수 의원이 수락한 것이다.

또한 지난 대선 당시 대표적인 공약이었던 기초연금 문제를 비롯한 정부와 새누리당의 약속파기를 심판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통합을 부추긴 동력이었다.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위원장의 기자 회견 후 민주당 최재천 전략기획위원장과 새정치연합 송호창 소통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당창당 합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민주당 최재천 전략기획위원장과 새정치연합 송호창 소통위원장 일문일답.

-신당창당 얘기가 오간 게 언제부터였나.

송호창 (이하 송) "직접적으로 얘기된 건 2월28일 민주당 최고위에서 무공천에 대한 입장 정리한 직후였다. 어제 아침(3월1일)에 이야기가 됐다고 보면 된다."

-제3지대 신당창당이라 해서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민주당 이름을 버리고 합당하는 건지, 민주당 의원들도 모르고 계신 분들도 있는 것 같다. 이렇게 결정해도 되나. 당내 반발은 어떻게 할 것인가.

최재천 (이하 최) "당내 반발문제는 당 내외에서 야권통합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고 큰 틀에서 나름대로 야권대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사소한 이해관계 등은 야권대통합이란 대의명분 앞에 동의해줄 거라 생각하고 국민들 또한 새정치를 함께 하겠다는 저희들의 합의에 강력한 지지를 안겨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 통합과정에서 조금 더 보완설명을 드리면 아까 대표님한테도 물으셨지만 1월24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게 맞다. 그날 공개적으로 오찬회동에서 두 사람은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하고 구태정치를 반복하는 현 집권세력에 대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는데 공감했다. 이 때 최소한의 가장 넓은 차원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민주당을 예로 들자면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지방선거 준비를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초선, 재선, 삼선 의원 모임을 가졌는데 삼선의원 모임에서 야권대통합에 대한 강력한 요구들이 있었다.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를 놓고 논의해오다가 2월28일 오후 최고위 회의를 열고 기초공천을 최종 논의했는데 절대 다수가 '기초공천 폐지가 민주당 입장이 될 수 있다' 합의됐다. 이걸 계기로 안철수 의원과 새정치에 대한 국민과의 약속 이런 것들에 대한 확고한 정치적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리라 생각해서 그날 밤 전화로 통합을 제안했고 3월1일 아침 8시30분에 두 사람이 회동했고 소수 배석자들이 따라가서 준비를 돕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어젯밤 김한길 대표는 인천에 다녀오고 안철수 의원은 전주에 다녀오고 그래서 8시30분에 만나서 오늘 새벽 아침에 가까운 시간까지 논의를 거친 끝에 합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이 두 사람만의 합의였냐 직간접적으로 사실 여러 경로를 통해 야권대통합에 대한 논의들이 있었고 그런 과정에서 통합도 가능하다 이런 판단이 내려져서 2월28일 전격 제안했고 합의과정을 거친 것이다."

-새정치연합에서도 여권에서 오신 분들이나 통합 반대하는 분들 있을 것 같은데

송 "저희도 공동위원장단 회의를 거쳤고 이번 결정에 대해서 무거운 책임감을 같이 갖겠다. 오늘 이 기자회견이 끝나고 난 이후에 또다시 이후 대책에 대해 의논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저희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성정치권의 행태에 대해서 계속 문제제기를 했었고 그것이 어떠한 공약과 정치개혁에 대한 발언도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가 없다 그런 점 때문에 계속 약속을 지키고 그걸 통해 기득권 내려놓고 그런 바탕 위에서 정치개혁에 본격 나서야 한다는 거였다.

우리가 새정치연합이란 정당을 만들어나가는 과정도 '정치개혁을 통한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세 차례에 걸쳐 상당히 파격적인 정당개혁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고 구체적으로 개혁의지를 밝혀왔었다. 하지만 솔직히 저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내부적으로는 정치개혁에 대한 약속을 크게 신뢰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지방선거에서 기초 정당공천 하지 않겠다 하는 뼈를 깎는 거의 수족을 자르는 것과 같은 큰 결단을 내린 것을 보고 이런 정도의 의지라면 함께 정치개혁을 이뤄낼 수가 있고 이런 정도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이라면 그 말과 약속을 같이 지켜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판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

최 "민주당이 세 차례에 걸친 당내 혁신안, 기초공천 폐지 이런 것들이 새정치에 대한 정치적 연대와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높은 평가 있었다. 다음으로 최근 독단적 민생파탄, 기초연금 파기 등에 대한 새누리당과 박근혜정권의 약속파기, 약속위반 정치에 대한 절박함이 공동의 연대를 가져온 또 다른 계기가 됐다.

절차적으로 오늘 아침 9시에 긴급 최고위 열어서 기초공천 폐지에 대해서 만장일치 의결했고 양당 통합, 신당창당에 대한 것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제3지대 창당 말했지만 저희는 정당이 있고 새정치연합은 정당을 형성 중이고 해서 여러 가지 절차적으로 장단점이 있지만 3지대에 별도의 새로운 당을 만들어서 그 당을 모태정당으로 해서 결합하는 방식으로 창당하는 데까지만 논의됐고 구체적 절차는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구성될 창당준비단에서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다. 준비단 구성은 5대5라는 분명한 원칙이 유지될 것이다."

-통합시점이 지방선거 전까지는 합의된 건가? 김상곤 교육감의 경우 다시 추대하는 것인가? 신당 대표는 누가 맡게 되나?

송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공천하지 않겠다는 결정과 동시에 앞으로 통합의 과정을 밟아나가겠다는 통합의 과정은 동수로 구성되는 신당창당준비단을 통해 앞으로 절차나 과정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까지만 이야기된 것 그 외에 다른 주제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최 "김상곤 교육감 등 광역선거에 대해 전혀 논의하지 않았고 그럴 단계도 아니다. (신당) 대표는 통합의 정신에 따라 결정하면 되는 문제다. 무공천을 매개로 한 창당, 통합과 창당으로 거짓정치와 약속정치라는 선거 프레임을 분명히 만들었고 그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2009년 서거 전에 범민주진보 진영에 하신말씀이 있다. '열에 일곱을 내줄 자세로 야권단결에 임해야 한다' 이 말씀 강조하셨는데 그 말씀을 소중한 귀감으로 받아들인다."

-기초공천 외에 다른 거론된 사안들이 있나

최 "아직은 없다. 발표문안대로 한국정치의 고질적 병폐를 타파하기 위한 정치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이런 원론적 수준에서 합의봤고 민주당의 세 차례의 혁신안에 대해 안철수 의원의 나름대로 높은 평가가 있었다."

-제3지대 창당이 민주당의 역사를 잇는다고 봐야 하나 아니면 단절하는 건가.

최 "새정치연합이 갖는 새정치와 민주당의 역사적 정통성이 철저히 융합, 통합되는 새로운 창당이 되는 것이다."

송 "발표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통합의 발표를 하게 되는 이유를 단 한가지로 드리면 새정치 실현하겠다는 거다. 새정치연합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정치개혁 과제를 민당이 함께 감당하겠다는 거고 그 과정을 앞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취지로 말하면 될 것 같다. 그 가운데서 많은 의문이 들 거다. 이때까지 새정치연합이 기성정당이 스스로 기득권 내려놓지 못한 데 대해 문제제기를 해왔고 문제제기에 더 나아가 기성 정치세력의 가능성이 없다고 봤기 때문에 독자적 정당 만드는 것 아니냐 많은 의문이 있을 수 있는데 김한길 대표가 말씀하셨듯이 그야말로 뼈를 깎는 민주당 내부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의지를 직접 실천으로 보여주겠다 하는 모습을 통해 의지를 확인하고 정치개혁을 함께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

-무공천이라도 할 경우 본선거가 재연된다던지 소수자 배려에 취약해진다던지 부작용 있는데 정당정치에 반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있나.

송 "정당공천제 유지할 거냐, 폐지할 거냐 하는 문제를 고민할 때 대선 이전에 이미 나왔던 이야기고 그 과정에서 충분히 각 정당에서 검토를 거친 결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이 공천을 안 하는 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더 많은 국민이 그걸 요구한다 하는 판단으로 그걸 결정했고 그런 결정 하에 현재 박 대통령을 비롯해 야권의 대통령 후보까지도 약속했던 거다. 약속을 할 때 이미 그런 부작용이나 문제점을 모르고 약속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에게 약속을 지킨다는 게 더 중요한다는 판단이었다. 이번 결정이 옳으냐, 그르냐 라는 점보다 국민 앞에 약속을 이행하는 문제냐 아니냐 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 "정당정치와 조금 모순될 수 있지만 송호창 의원이 충분히 설명했듯이 극단적인 정치불신 시대에 정치불신을 회복하고 신뢰의 가교를 놓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봤다. 이면에는 기득권에 대한 철저한 국민의 변화요구가 있어서 시대적 요구로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내부 이야기지만 김한길 대표가 2013년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여러 공약을 냈는데 전당원투표제나 중앙당 슬림화나 야권재구성이라는 분명한 선언을 한 적 있다. 대표 수락연설에서 더 큰 민주당이란 목표 아래 야권재구성을 만들어내겠다 했는데 그런 연장선상에서도 야권대통합을 위해 노력해왔다."

송 "저희도 오래된 기성정치가 극복하지 못한 한계를 새정치연합이란 정당을 통해 돌파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창당 작업을 진행해왔다. 전국에서 기성정치에 깊은 염증을 느끼고 새정치에 대한 큰 열망을 갖고 그 어려운 과정을 함께 해주신 많은 발기인들과 참여하신 분들에 대해서도 미리 사전에 충분히 의논하고 머리를 맞대지 못한 데 대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양해의 말씀을 드리며 긴 시간 공개적으로 의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새로운 새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의 첫 출발이다. 정말 저희들은 맨손으로 호랑이굴에 자기 발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그런 각오로 새정치를 추구하고자 했던 저희들의 의지와 목표를 한 치도 어긋남 없이 끝까지 관철시키겠다, 반드시 정치개혁을 통해 다음 대선에서는 정권교체까지 이뤄내겠다 하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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