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따른 위험은 크게 2가지다. 방사성 물질로 인해 오염된 ‘공기’와 ‘물’이다.
공기 오염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달 25, 26일 기자가 원전 인근에서 직접 측정한 대기 중 방사선량은 시간당 0.1∼0.4μSv. 크게 높지 않았다. 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이 진행될수록 수치는 더 떨어지고 ‘접근 금지’ 구역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오염수다. 일본 정부 산하기관인 원자력재해대책본부는 지난해 8월 하루 약 1000t의 지하수 중 300t 정도가 고농도 오염수와 섞여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관리 부실로 인한 인재(人災)도 겹쳤다. 지난달 19일 원전 용지 안에 설치된 오염수 탱크에서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 약 100t이 흘러넘쳤다.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이 L당 2억3000만 Bq(베크렐·방사능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 함유돼 있었다. 법정 기준(30Bq)의 800만 배인 초고농도 오염수였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탱크에서 오염수 300t이 누수된 사고가 일어났다. 이 물은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이어 후쿠시마 앞바다를 오염시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1월 국회 시정방침연설에서 “국가가 전면적으로 나서 오염수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지난해 9월 2020년 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때 “오염의 영향은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 내 0.3km² 범위 안에서 완전히 차단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염수 사고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앞바다의 생선은 식용으로 쓸 수 없다. 방사능 오염수는 저강도 ‘핵폭발’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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