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2일 6·4 지방선거 전에 각자 해산한 뒤 통합신당을 창당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범야권 신당이 출현하면 이번 지방선거가 여야 양자대결 구도로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측은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새 정치를 위한 신당 창당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실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의 기자회견 1시간 전 민주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새정치연합과의 신당 창당을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두 사람은 기초선거 무(無)공천을 선언했다. 곧 출범할 야권 통합신당은 기초단체장과 지역구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 폐지엔 공감했다. 다만 비례대표 기초의원에 대해선 정당 공천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신당은 제3지대에서 창당하는 형식”이라며 “이달 말까지 법적으로 창당 문제를 충분히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친노(친노무현)계 좌장 격인 문재인 의원은 “통합에 합의하고 선언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신당 창당 선언은 김 대표를 정점으로 하는 민주당 비노(비노무현)계와 안 위원장 측이 손을 잡고 주도권을 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앞으로 광역단체장 선거 후보 공천은 물론이고 차기 신당 주도권을 놓고 김한길-안철수 연합군과 친노 간 내전(內戰)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친노그룹으로부터 ‘2선 후퇴’ 압박을 받아 온 김 대표는 지난달 27일 최측근 인사를 문 의원에게 보내 “당의 단합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문 의원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김 대표 측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신당 창당을 ‘깜짝 선언’한 배경에는 이런 분위기도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통합신당 추진에 대해 “자력갱생이 불가능한 급조 신생 정당과 야권 짝짓기라면 무엇이든 내던지는 제1야당과의 야합”이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이면합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으나 안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런 건 논의할 시간도 없었다”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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