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슈퍼마켓’, 들어보셨나요? 다양한 펀드상품을 한 사이트에 진열해놓고 비교 선택할 수 있는 개방형 판매채널을 금융업계에서는 이렇게 부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고 26일 한국에서도 문을 엽니다.
펀드 슈퍼마켓은 가전업계의 하이마트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하이마트가 문을 연 1999년 당시만 해도 가전제품은 특정 제조사의 판매점을 찾아야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이마트의 등장으로 소비자는 한자리에서 여러 업체의 제품을 비교해가며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산운용사, 평가사 등 47개 업체가 200억 원을 출자해 지난해 9월 설립한 ‘펀드온라인 코리아’가 펀드 슈퍼마켓을 운영합니다.
펀드 슈퍼마켓의 가장 큰 장점은 싼 수수료입니다. 유형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곳의 펀드 거래 수수료는 오프라인 펀드의 3분의 1, 온라인 펀드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됐습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펀드에 가입할 때보다 수수료를 많이 아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편의성도 높습니다. 우리은행이나 우체국을 방문해 펀드온라인 코리아 계좌를 만들어두면 추후 은행이나 증권사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아도 언제든 온라인으로 펀드에 가입하고 환매할 수 있습니다. 물론 증권사나 은행에서도 다양한 펀드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증권사나 은행이 투자자가 가입하고 싶은 펀드를 팔지 않으면 다른 증권사나 은행을 찾아가야 했지요. 다만 펀드 슈퍼마켓을 이용하려면 투자자가 직접 펀드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펀드 슈퍼마켓 개장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기존 판매사들은 긴장하고 있습니다. 신한금융투자는 개인이 가진 펀드를 진단해 성향에 맞지 않는 펀드를 없애도록 제안하거나, 성향에 맞는 펀드를 추천해 주는 ‘S캐치 펀드’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수수료를 추가로 내리는 곳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펀드 판매채널이 다양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이득을 보는 건 소비자들입니다. 펀드 슈퍼마켓이 한국의 투자자들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 펀드 투자가 한층 활성화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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