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겨울 날씨에 젖소가 생산하는 원유(原乳·가공 이전 단계의 우유)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우유가 남아돌고 있다. 할인마트들은 우유를 최대 30% 할인하는 등 우유 소비 촉진에 나섰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낙농가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5867t으로 지난해 1월 5575t보다 5.2% 늘었다. 2월 들어 원유의 하루 평균 생산량도 6143t으로 지난해 2월(5708t)보다 7.6% 많아졌다.
우유업체들이 농장에서 공급받은 원유를 우유 등 유가공 제품으로 만들고 남은 부분을 말려서 보관하는 분유 재고도 크게 늘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분유 재고를 원유량으로 환산한 우유 재고는 올해 1월 12만3942t으로 지난해 1월 10만8521t보다 14.2% 늘었다. 올해 1월 우유 재고는 2009년 2월(12만4567t)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원유 생산과 우유 재고량이 많아진 것은 올해 겨울 기온이 비교적 따뜻했던 영향이 크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젖소가 원유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온도는 10∼20도”라며 “올해 겨울 기온이 비교적 따뜻해 젖소들의 집유(集乳)량이 평년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또 구제역 사태(2010∼2011년) 이후 젖소 사육량을 늘렸고, 지난해 원유가격 인상 여파로 목장주들이 생산량을 늘린 것도 한몫했다.
급식이 중단되는 겨울방학 기간에 우유 소비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5월까지 기온이 점점 상승하면 젖소들의 원유 생산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우유 재고가 늘면 우유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낙농가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우유 소비 촉진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우유 가격의 할인 품목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으로 늘렸고, 가격 할인 폭도 지난해 10%에서 올해 15%로 확대했다. 2월 중 할인 행사 기간도 지난해 2주에서 올해 한 달로 늘렸다. 홈플러스도 우유 가격 할인폭을 예년(약 15%)의 두 배인 30%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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