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시장이 점차 살아나면서 최근 5개월간 하락세였던 기아자동차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기아차는 2월 전년 동기 대비 18.2% 늘어난 24만3000대의 자동차를 팔았고 1, 2월 누적 판매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7.3% 성장했다. 기아차는 신흥국의 경기 회복, 유럽시장의 수요 증가세 전환 등 긍정적 요인이 많은 만큼 해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이 같은 추세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 “친환경 자동차 시장 이끌 것”
기아차의 실적 회복세는 안방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매달 기아차의 판매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하락했지만 지난달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전년 동월 대비 6.4% 늘어난 3만5000대를 판 것. 특히 ‘K5 하이브리드 500h’가 544대 판매되는 등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에는 전기차 ‘쏘울 EV’도 선보인다. 미국 북미국제오토쇼, 프랑스 파리 모터쇼,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함께 세계 4대 모터쇼로 꼽히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해 큰 관심을 모은 제품으로 이번에 한국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것.
전문가들은 친환경 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시대라 전기차의 판매량이 얼마나 될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는 마력이 떨어지고 충전소가 부족해 당장 많이 팔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친환경 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국내 판매량은 8만4645대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누적 판매량이 1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기아차의 전기차 ‘쏘울 EV’가 장기적으로 기아차의 실적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 해외 경쟁력 강화 쉽지 않아
기아차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단단해진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것. 다만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은 부담이다.
자동차업계의 주요 경쟁자인 일본 업체들이 엔화 약세로 덕을 보는 사이 상대적으로 기아차를 비롯한 한국 자동차업계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 요인이다. 최근 몇 년간 자동차산업이 저성장 구조에 들어선 데다 경쟁자가 많아지고 차종이 다양해지고 있는 점도 악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자동차에 비해 기아차는 세계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약해 가격경쟁력까지 떨어질 경우 예전과 같은 점유율을 올리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소형차를 선호하는 유럽인을 공략하기 위해 유럽시장에서는 소형차를 주력으로 하고 에탄올 생산지인 브라질에서는 에탄올과 가솔린을 동시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을 내놓는 등 현지 사정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에 이 같은 악재가 대부분 반영돼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그룹인 KPMG인터내셔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기아차를 2019년까지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많이 상승할 자동차업체로 꼽기도 했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 4분기(10∼12월) 대비 올 1분기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이미 주가 조정을 거친 만큼 기아차의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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