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애 낳으면 구로로…” 보육 1번지 우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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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20년/민선5기 성과와 과제]<7>서울 구로구

서울 구로구 천왕동의 한 구립 어린이집에서 수업을 하는 모습. 구로구는 2010년 이후 구립어린이집 13곳을 늘리는 등 보육정책에 집중해 ‘보육 1번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구로구 제공
서울 구로구 천왕동의 한 구립 어린이집에서 수업을 하는 모습. 구로구는 2010년 이후 구립어린이집 13곳을 늘리는 등 보육정책에 집중해 ‘보육 1번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구로구 제공
서울 구로(九老)구의 지명은 ‘과거 나이 많은 노인 아홉 명이 장수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노인들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뜻이겠지만 최근에는 엄마들 사이에서 ‘보육 1번지’로 손꼽히고 있다. 동별로 3곳 이상의 국공립 어린이집이 있는 등 보육인프라가 갖춰졌다. 구로구에서 시작된 보육정책을 정부와 서울시가 벤치마킹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 ‘아이 키우기 좋은 구로’ 만들기

민선 5기 들어 구는 ‘아이 키우기 좋은 구로’를 최우선 정책으로 내걸었다. 2011년부터 둘째 자녀가 태어나면 1년간 양육수당(매달 5만 원)을 지급했다. 2013년 3월 정부가 양육수당을 도입한 것보다 2년이나 앞서 시작한 것.

12세 이하 국가필수 예방접종 비용도 2011년부터 전액 지원해 정부보다 1년 먼저 시작했다. 최저생계비 200% 이하 가구 12개월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시행하고 있다.

구는 민선 5기 들어 올해 3월까지 구립 어린이집 13곳을 늘렸다. 연말까지 구립 어린이집 4곳이 추가로 개원한다. 보통 국공립 어린이집 한 곳을 새로 지으려면 토지 매입에서 신축 비용까지 40억∼50억 원이 들어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 때문에 구는 아파트를 지을 때 의무적으로 마련하는 보육시설을 활용하는 묘안을 짜냈다.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임대료를 받고 민간 어린이집에 임대했던 공간을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구립 어린이집으로 활용해 비용을 절감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서울시에서 벤치마킹해 전 자치구로 전파됐다. 구는 지난해 1월 전국 최초로 어린이 통학차량 특별보호와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 관리 등의 내용을 담은 어린이 안전조례도 제정했다. 조례에는 어린이집 차량 추월금지 등 운전자 규정과 광학실외 후사경 등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기준이 규정돼 있다.

○ 30년 민원 이어진 철도기지창 이전 가능할까?

구로1동 철도기지창 이전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1974년 들어선 철도기지창은 1984년 인근에 아파트가 건립되면서 소음과 진동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30년 동안 지역구 국회의원, 구청장이 이전 공약을 내걸었지만 이전 용지 선정과 막대한 이전 비용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구는 2010년부터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 관련 기관과 100여 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성 구청장은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행정·실무 차원에서 접근해 정부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기지창 이전이 성사되면 지역주민의 고통이 해소되고 이전 용지에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어 지역 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민 갈등,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가리봉동 도시재정비사업도 해묵은 과제다. 구 관계자는 “개발이익으로 부족한 공공시설투자를 하는 과거의 방식이 통하지 않는 만큼 공공투자를 먼저 하고 주민들이 공감하는 방향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구로구#천왕동#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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