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전국환, 권신과 간신을 넘나드는 카리스마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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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전국환 연철 열연
기황후 전국환 연철 열연

‘전국환 '기황후'’

명품배우 전국환(62)이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하차했다. 원 황제 타환(지창욱 분)을 무시하며 국정을 농락하던 재상 연철 역의 전국환은 결국 황제에게 처형당하며 최후를 맞았다.

전국환이 연기한 연철은 '기황후'에서 가장 핵심적인 악역이었다. 딸이자 타나실리(백진희 분)를 황후로 세우고, 아들 당기세(김정현 분)와 탑자해(차도진 분), 염병수(정웅인 분) 등 측근을 앞세워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연철은 선대 명종황제의 혈서까지 조작하며 황제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전국환은 연철의 범접하기 힘든 기운과 말 한마디로 좌중을 압도케 하는 묵직한 카리스마를 실감나게 그려냈다. 그런가 하면 음모를 꾸밀 때는 간사해 보이는 눈빛과 목소리로 캐릭터를 입체화했다.

연철이 황권을 농락하고 절대 권력으로 실질적인 왕 노릇을 하는 동안 그를 막을 자는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공녀로 원 황실에 안착했던 기승냥(하지원 분)이 백안(김영호 분)과 왕유(주진모 분) 등의 세력을 움직여 철옹성 같은 연철의 제국을 무너뜨렸다.

전국환은 연철의 최후를 그린 지난 11일 방송에서도 소름끼치는 연기를 펼쳤다.

연철이 타환과 황태후(김서형)에게 "이 사람이 죽기 전에 충언을 하나 올리지요. 폐하께서 애지중지하시는 저 기승냥을 멀리 하셔야 할 겁니다!"라고 부르짖으며 선구안을 발휘했다.

기승냥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채 분노 가득한 눈빛을 보내던 연철은 기승냥 때문에 타환이 다시금 허수아비가 될 것이며 요직이 고려인으로 채워질 것이고 황태후(김서형)가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이리라 경고했다.

백안에게도 스스로 기승냥을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죄를 물으며 "대원제국이 고려계집의 치마폭에 휩싸인 것이 원통하다"는 말을 남긴 채 죽어갔다.

연철의 하차로 '기황후'는 기승냥과 타환, 왕유 등을 둘러싼 인물간의 관계와 극 전개에 커다란 변환점을 맞게 됐다.

전국환은 1970년대부터 극단 중앙, 신협 등을 통해 숱한 연극 무대에서 활약해 온 베테랑 연기자다. 영화 '달콤한 인생', '굿모닝 프레지던트', '악마를 보았다', 드라마 '나쁜 남자', '빛과 그림자', '더킹 투하츠', '드라마의 제왕' 등 많은 작품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다양한 캐릭터를 오가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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