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일본 학자가 동해를 ‘조선해(朝鮮海)’로 표기한 세계지도 원본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경희대혜정박물관(관장 김혜정)은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1844년 일본 미쓰쿠리 쇼고(箕作省吾)가 프랑스 지도를 참조해 제작한 ‘신제여지전도(新製輿地全圖)’에 조선해라고 분명하게 표기돼 있다”고 밝혔다. 신제여지전도는 지난해 국가기록원이 영인본(影印本)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2011년 몽골에서도 실물이 전시됐으나, 국내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지도는 22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세계 고지도로 보는 동해’에서 일반에 선보인다.
신제여지전도는 한반도를 조선이라 표기하고 동해를 조선해라고 썼다. 태평양은 ‘대동양(大東洋)’, 일본 동쪽 앞바다를 ‘대일본해(大日本海)’라고 기록해 동해가 일본해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김 관장은 “제3자는 물론이고 일본조차 동해가 우리 바다임을 인정한 실증자료”라고 설명했다.
동서양 지도 70여 점을 전시하는 특별전에는 조선해를 명시한 지도 원본이 여럿 나왔다. 1810년 일본 에도(江戶)막부 천문 담당 관리였던 다카하시 가게야스(高橋景保)가 막부의 명을 받아 만든 ‘신정만국전도(新訂萬國全圖)’도 동해를 조선해, 일본 동쪽을 대일본해라고 표기했다. 1853년 일본에서 제작한 ‘지구만국방도(地球萬國方圖)’도 마찬가지다. 1760년 프랑스에서 만든 ‘아시아전도(L'ASIE DRESS´EE)’도 동해를 ‘한국해(MER DE COR´EE)’로 표기했다.
이 밖에 1770년 신경준(1712∼1781)이 제작한 ‘함경도·경기도·강원도 지도’(보물 제1598호) 가운데 울릉도와 독도가 그려진 강원도 지도와 고대 그리스 천문지리학자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도를 15∼16세기 다시 그린 세계지도도 만날 수 있다. 다음 달 6일까지. 2500∼5000원. 02-580-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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