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흥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속편에 ‘선진국 한국’의 모습이 담긴다.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인 마블 스튜디오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한국관광공사는 30일부터 4월 중순까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을 한국에서 촬영하기로 하고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양해각서와 약정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본보가 입수한 촬영 약정에 따르면 이 영화에는 한국 관련 영상이 20분가량 담긴다. 전체 영화 2시간 중 6분의 1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영화에 출연하는 한국 여배우 수현은 어벤져스팀을 치료하는 천재 과학자로 등장한다. 영화 속 사건 해결의 핵심 인물이다. 수현은 지난해 ‘7급 공무원’ 등에 출연한 신인급 배우. 영화는 한국을 정보기술(IT)이 발달한 선진국으로 그릴 예정이다.
촬영팀은 서울 마포대교와 청담대교, 강남역과 테헤란로, 용산, 상암DMC,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전투, 도로 폭파, 비행 장면 등을 찍을 계획이다. 이 기간의 촬영 비용은 약 100억 원으로 한국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약 50억 원)의 두 배가량이다.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영화가 한국을 장시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는 영진위가 2011년 시작한 ‘로케이션 인센티브 사업’ 덕분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국내에서 촬영하는 외국 영화는 한국에서 쓴 비용의 최대 30%가량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한국이 세계 영화시장에서 위상이 상승한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한국은 2012년 미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인도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8번째로 큰 시장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한국을 선진국으로 묘사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007 어나더 데이’(2002년)는 비무장지대를 불바다가 된 전쟁터로 그려 국내 관객이 외면했다. 2012년 개봉한 ‘본 레거시’에는 한국 지하철과 강남역, 지난해 ‘월드워Z’에도 평택 미군 기지가 잠깐 나온 정도였다.
‘어벤져스2’가 2015년 여름 개봉하면 국가 홍보 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2년 개봉한 전편 ‘어벤져스’는 세계에서 15억1859만 달러(약 1조6233억 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아바타’(27억8227만 달러)와 ‘타이타닉’(21억8677만 달러)에 이어 세계 영화 역대 흥행순위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세계적으로 관객 2억 명가량이 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서도 707만 명을 모으며 젊은 관객 사이에서 신드롬을 몰고 왔다.
2편은 전편처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아이언맨) 스칼릿 조핸슨(블랙 위도) 크리스 에번스(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헴스워스(토르)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슈퍼 영웅으로 출연한다. 1편은 영웅들이 외계인의 침입에 맞서는 연합체 어벤져스를 구성한다는 내용이었다. 속편은 인공지능 로봇 울트론에 맞서는 어벤져스 군단의 활약이 큰 줄거리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자문위원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할리우드 최고의 블록버스터가 20분가량 한국을 담는다면 국가 홍보효과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 이상이 될 것”이라며 “영화는 능동적으로 구매하는 콘텐츠로 유튜브보다 홍보 효과가 크다. 2조 원 이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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