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열린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정부가 지난해 선정한 ‘손톱 밑 가시’ 과제 중 상당수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이렇게 질타했다. 박 대통령이 정부에 ‘손톱 밑 가시’ 해결을 강하게 압박한 것은 중소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손톱 밑 가시’ 규제들을 없애야 한다고 수없이 강조했지만 아직도 상당수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답답함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을 구성해 선정한 397건의 ‘손톱 밑 가시’ 과제 가운데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는 92건에 이른다. 풀리지 않은 ‘손톱 밑 가시’ 중 대표적인 규제는 수영장 수도요금 체계. 과거 ‘호화업종’으로 분류돼 목욕탕의 3배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수영장 수도요금을 목욕탕 수준으로 낮춰 달라는 게 관련 업계의 요청이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6월 말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수영장 수도요금은 그대로다. 지자체들이 ‘수도사업 적자가 악화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서다.
떡과 같은 ‘즉석 제조가공식품’을 인터넷으로 팔지 못하도록 규정한 식품위생법도 ‘손톱 밑 가시’로 선정됐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연구개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뿌리기술 전문기업’을 선정할 때 기술이 우수해도 매출액이 적어 탈락하는 일이 없도록 선정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던 것 역시 주무부처인 중소기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의 협의가 늦어져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국회에 법령 개정안을 내놨지만 국회가 통과시켜주지 않아 해결되지 않은 ‘손톱 밑 가시’도 적지 않다. 정부는 기업들이 각종 부담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하도록 해주기로 했지만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보험회사에 외국인 환자 유치를 허용하는 문제도 의료법 개정안 국회처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산업에 중소기업들이 쉽게 참여하게 해주는 ‘위치정보 사업 허가 규제 완화’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법령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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