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보통 인연입니까. 아들, 남편들로 인해 만난 사람들이고, 또 나와 똑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지요.”
천안함 46용사의 유가족들은 그동안 1년에 3차례(천안함 기일, 현충일, 12월) 모임을 가지며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져왔다. 이들은 “우리가 화합해야 가족의 이름을 지켜줄 수 있다”는 전제하에 여러 차례 봉사활동을 해 왔다. 숨진 천안함 장병들이 생전 봉사활동을 했던 경기 화성시에 있는 노인요양원 ‘에덴의 집’은 유족들이 방문해 안마와 청소 봉사를 했고 세탁기 등을 선물했다. 2012년 말부턴 해마다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이름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웃사랑 성금을 500만 원씩 기부해왔다. 모두 가족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걷었다.
개별 봉사와 기부도 이어졌다. 한 유가족은 보육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정신지체 어린이들을 돌보고, 또 다른 유가족은 해외 어린이들과 결연해 후원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선행을 꾸준히 이어온 유가족들은 취재진에게 “별것도 아닌데 호들갑 떨고 싶지 않다”며 이름 밝히는 것을 꺼렸다.
조용히 기부활동을 해 오던 유가족들이 다음 달엔 처음으로 공개 봉사활동에 나선다. 다음 달 4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밥퍼나눔운동’ 본부에서 노숙인, 무의탁 노인들에게 직접 배식하며 점심 식사를 대접할 계획이다. 이를 계획한 천안함재단 조용근 이사장은 “유가족들 모두가 천안함에 애정과 관심을 가져 준 국민들에게 고마움을 갖고 있다”며 “이제는 유가족들이 성숙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받은 사랑에도 보답하고 천안함 용사들의 이름을 오래 남길 방법을 강구할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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