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현지 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조속히 6자회담을 재개하자’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북한이 성의 있는 대화 태도를 보이지 않는 한 회담 속개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시 주석은 “올해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전반적인 한반도 상황의 긴장도 완화됐다”며 “복잡한 한반도 핵문제를 풀기 위해 관련국은 현재 조성된 대화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확실히 반대하며 중-북 간에는 핵 문제에 관해 이견이 있으나 현재 중국 측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17∼21일 북한에 보내 사전 협의를 거쳤다. 이날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9년 이후 핵시설을 재가동해 불능화 약속을 위반했고 영변 핵단지에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도 가동 중이다. 미국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최근 “자강도 하갑의 지하시설에 추가 원심분리기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제3의 핵시설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갑은 1998년부터 북한의 핵시설 지역으로 의심받아 온 곳이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회담을 위한 여건이 조성돼야지, 북한과 만남 자체를 목적으로 만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대화 재개 가능성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국은 6자회담 수석대표가 공석이고, 미국은 차석대표가 비어 있는 점도 회담 재개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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