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포격 도발을 감행한 지난달 31일 백령도 등 서해5도의 한국군의 동향을 밀착 감시한 무인정찰기는 북한군 4군단 예하 대남정찰부대의 소행인 것으로 한국군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4군단은 황해도와 NLL 일대 등 서해를 관할한다.
하지만 북한군 4군단을 직접 상대하는 한국의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의 대북 감시능력은 매우 허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평도 포격 이후 서해5도 방어를 위해 2011년 6월 창설된 서방사는 서북도서 북쪽의 북한군 동향을 감시할 무인정찰기가 한 대도 없다.
서방사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군단급 무인정찰기를 서해5도에 배치할 것을 계속 요구해 왔다. 북한이 무인정찰기를 NLL과 서해5도 일대에 띄워 한국군의 군사시설과 동향을 정찰하는 모습이 자주 관측됐기 때문이다. 2011년 8월 초 북한군의 NLL 사격도발 때도 북한 무인정찰기가 NLL 인근 상공을 낮게 날아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군 당국은 “사단급 부대에 군단급 무인기가 왜 필요하냐”, “상급부대의 감시전력으로 북 동향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면서 이를 무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사 예하 서해5도의 한국군은 맞은편 북한군 동향 관련 정보의 대부분을 상부에서 하달되는 ‘특수정보(SI)에 의존해 왔다. SI는 정찰위성이나 유인정찰기, 대북감청부대 등 한미 정보 전력이 수집한 대북동향을 의미한다.
게다가 연평도 포격 이후 서북도서의 대북감시전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전술비행선 사업도 4년째 제자리걸음이다. 2010년 12월 시작된 이 사업은 백령도 수 km 상공에 로프로 연결된 비행선을 띄워 서북도서 이북의 북한군 동향을 24시간 감시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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