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1kg폭탄 탑재 가능… ‘생화학’ 결합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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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정찰기 침투 파장]
北의 가공할 비대칭전력

경기 파주시와 서해 백령도에서 발견된 북한의 무인정찰기는 심각한 대남위협용 비대칭전력(특수한 전력)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보다 경제력이 크게 뒤지는 북한은 전차나 야포 같은 재래식 전력 대결에선 승산이 없다고 보고 각종 비대칭전력 증강에 ‘다걸기(올인)’해 왔다. 군사위성이나 유인정찰기 등 첨단 감시전력을 갖추지 못한 북한은 최소 비용으로 한국의 핵심 표적을 감시 및 타격할 수 있는 무인기 개발에도 주력했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중국과 러시아, 중동 국가에서 도입한 무인기를 개조한 7, 8종의 무인기 수백 대를 군단 및 사단에 배치했다. 별도 무인기 부대도 운용 중이다.

한국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무인기에 살상용 무기를 탑재한 뒤 청와대 등에 떨어뜨려 자폭시켰다면 대통령 신변 등 국가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북한의 다양한 비대칭전력에 대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대응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 무인기와 생화학무기 결합하면 끔찍한 위력

군 당국에 따르면 파주에 추락한 기체는 북한이 공중촬영을 위해 개발한 시험용 무인정찰기로 분석됐다. 탄소 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로 제작된 기체에는 일제 캐논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EOS-5500 모델/1800만 화소/가격 100만 원 안팎)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탑재됐다. 군 관계자는 “실시간 송수신 장치가 없어 카메라로 특정 지역을 촬영한 뒤 복귀해 필름을 회수하는 방식의 초보적 무인정찰기”라고 설명했다. 기체 내 카메라에는 경기 북부와 서울 일부 지역, 청와대를 원경 촬영한 200여 장의 사진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의 해상도는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1kg 정도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고 군은 분석했다. 생화학 작용제가 든 폭탄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 인구밀집지역에 대한 대규모 테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북한은 1961년 12월 김일성의 ‘화학화 선언’ 이후 생산 비축해온 각종 화학무기 2500∼5000t을 국토 전역에 분산 저장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10여 종의 생물무기까지 생산 배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북한이 오래전부터 무인기를 운용해 왔다는 점에서 이미 한국의 상당수 주요 시설의 구체적인 위치와 좌표가 노출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더욱이 육군이 운용하는 저고도 탐지레이더로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 탐지가 힘들다. 군 당국은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지상레이더로 탐지가 안 됐고 지난달 31일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도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레이더가 한때 포착했지만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형에 따라 무인기가 레이더에 사라지거나 하늘을 나는 새로 인식되곤 한다는 설명이다.

○ 북한의 다종다양한 비대칭전력들

북한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비대칭전력은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한 방에 뒤집을 수 있는 핵무기다. 북한은 지난 20여 년간 국제사회의 고강도 외교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개발에 몰두해 왔다. 지금까지 세 차례 핵실험을 강행했으며 새로운 형태의 4차 핵실험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몇 년 안으로 노동급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핵과 함께 북한의 탄도미사일도 가공할 비대칭무기다. 북한은 사거리 300km 안팎의 단거리미사일부터 1만 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2012년 미국과의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기존 300km에서 800km로 늘렸을 뿐이다.

북한은 해상 비대칭전력 강화에도 주력해 왔다. 한국군의 이지스함 등 첨단 함정에 맞서기 위해 은밀한 기습공격이 가능한 잠수함 증강으로 응수한 것이다.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은 북한 잠수함의 비대칭 위협을 보여준 대표 사례. 현재 북한은 동해와 서해에 70여 척의 잠수함정을 배치 운용 중이다.

북한은 김정일 시절부터 사이버전력도 비대칭전력으로 집중 육성해 왔다. 북한은 미국, 러시아와 함께 ‘세계 톱3’의 사이버전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3000명의 정예 사이버 전사들은 해킹,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에서부터 사이버 대남심리전까지 다양한 유형의 사이버공격을 구사하고 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북한#무인기#무인정찰기 침투#생화학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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