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과 지상전에서 아군의 희생을 극소화하고 상대를 압도하기 위한 첨단 무인기 개발 경쟁이 세계 각국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전에서 무인 정찰기와 전투기를 투입했던 미국은 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유럽과 중국도 무서운 속도로 쫓아가고 있다.
무인 전투기의 작전 수행 능력은 초기 전투의 판세를 좌우할 정도로 강력하다. 아군의 엄호 없이도 적진에 침투해 적의 방공망이나 공군기지 등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인 전투기의 선두주자는 미국 노스럽그루먼사가 개발해 2015년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는 미국의 X-47B이다. 이 전투기는 6시간마다 급유만 하면 상공 1만2000m 높이에서 며칠씩 머물며 정밀유도 폭탄 2기를 투하할 수 있다. 적의 레이더 화면에는 모기 크기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스텔스 기능도 갖추고 있다.
미국의 고고도 무인 정찰기로 명성을 드높인 글로벌호크는 1998년 처음 개발돼 2010년 아이티 대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원전 사고 현장에서도 활약했다.
글로벌호크가 고도 20km를 비행하면서 1만5000km² 범위에서 움직이는 목표물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남짓. 지상 30cm 크기의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해상도로 서울시 면적의 12배가 넘는 7600km²를 촬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4시간 안팎이다. 지구 궤도를 도는 정찰위성보다 해상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원하는 곳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강을 꿈꾸는 중국도 정찰기부터 전투기까지 다양한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 에어쇼에서 공개된 이룽(翼龍·수출명 윙룽·Wing Loong)은 미사일 2기를 장착하고 고도 5300m에서 20시간 이상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중국은 이룽이 미국의 고고도 무인 정밀 폭격기 MQ-9와 비슷한 성능을 갖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해외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주변에 이룽을 쏘아 올려 각종 정보를 수집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무인기를 둘러싼 미중의 경쟁은 지난해 미국의 초소형 무인 비행기(MAV·Micro Air Vehicle)의 디자인과 설계도가 해킹당하면서 전 세계에 알려졌다. 미군은 당시 중국군 특수부대를 해킹의 배후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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