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잡는 산탄형 포탄, 예산부족으로 번번이 도입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4일 03시 00분


[北 무인기 침투 파장]
주목받는 소형비행체 요격체계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현실화되면서 이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뿐 아니라 격추 가능한 무기체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크기가 작은 목표물의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하나의 탄에서 여러 개의 탄이 분리되는 ‘스카이실드 35 어헤드’ 포탄과 ‘3P’ 포탄이 주목받는다.

○ 작은 비행체 격추에 특화된 포탄들 주목

스위스의 방위산업 업체 오리콘이 개발한 스카이실드 35 어헤드 포탄은 35mm 모탄(母彈) 안에 작은 쇠기둥 모양의 자탄(子彈)이 들어 있다. 모탄 하나에 들어 있는 자탄은 152개. 레이더가 소형 물체를 포착하고 이 레이더에 연계된 대공포가 이 탄을 쏘면 일정 고도에 다다른 뒤 물체 앞에서 자탄이 분리돼 표적을 맞히는 방식이다.

오리콘의 35mm 대공포는 이 탄을 분당 1000여 발을 쏠 수 있다. 2003년부터 7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친 이 포탄은 2011년부터 독일의 차세대 대공방어 시스템 ‘시스플라’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도 이 포탄을 활용한 방공포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 오리콘은 독일의 방산업체인 라인메탈이 인수했다. 영국 방산업체 보포스가 개발한 3P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두 포탄의 가장 큰 장점은 분당 15만여 개의 작은 탄(자탄)을 발사해 목표물의 명중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은 포탄 1개당 100만 원대로 일반 포탄(수만 원대)의 수십 배다. 한국 육군은 2000년대 초부터 스카이실드 35 어헤드 포탄이나 3P 포탄의 도입을 주장했으나 예산문제로 무산되곤 했다.

이외에도 대표적인 저고도용 레이더로는 이스라엘 방산업체 라다가 개발한 ‘RPS-42’가 꼽힌다. 이 레이더는 이지스함에 장착돼 있는 레이더의 축소판으로 레이더가 회전하면서 물체를 탐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기둥에 4개의 원판이 달려 있어 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이 레이더의 정찰거리는 150m∼30km, 정찰고도는 10m∼10km로 저고도 물체 탐지에 특화돼 있다.

○ 탐지 어려운 소재의 무인기에는 속수무책

하지만 이런 무기체계도 만능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철 소재로 만든 가솔린 엔진을 사용해 저고도용 레이더로 탐지할 수 있지만 만약 철이 아닌 소재로 만든 배터리로 움직이는 무인기라면 어떤 장비라도 탐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기는 북한의 포병 전력을 보조하기 위한 정찰수단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나중에 국지전을 감행할 경우 타격 대상이 어디에 있는지 미리 파악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얘기다. 이에 한국 방산업체들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원점을 파악하기 위해 정찰용 포탄(관측탄)도 개발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인 풍산은 지난해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2013)’에서 관측탄을 공개했다. 2011년부터 2년간 개발한 이 탄은 모탄 안에 카메라가 달린 자탄이 들어 있다. 연평도와 백령도 해병대의 주력 화력인 K-9 자주포용 포탄으로 개발됐다. K-9 포문 중 1개는 관측탄을 장착해 먼저 발사해서 적이 어디 있는지 파악한 뒤 본격적인 공격의 오차범위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K-9에서 발사된 관측탄은 낙하하다가 지상 2km 지점이 되면 포탄 뒷부분에서 자탄을 분리시킨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무인기#산탄형 포탄#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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