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도쿄 이타바시 구에 있는 야나기사와관악기㈜ 1층 작업장. 시마다 유키오(島田行男·71) 씨는 색소폰에 들어갈 마우스피스(입을 대고 부는 부분)를 만들고 있었다. 그는 1958년 입사한 뒤 이 회사에서 55년째 일하고 있다.
창업자의 손자로 3대째 기업을 이끌고 있는 야나기사와 노부시게(柳澤信成·62) 대표는 시마다 씨를 가리키며 “영원히 남아줬으면 하는 우리 회사의 보물”이라면서 “정년이 됐다고 숙련된 직원을 내보내는 것은 보물을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만 60세가 되면 퇴직 후 희망자를 재고용하는 형태로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한다. 전체 직원 89명 중 5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3명, 3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8명에 이른다.
그 대신 급여를 일정 수준에서 동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은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을 업그레이드해 제값을 받는 방식으로 극복했다.
일본은 지난해 4월부터 ‘개정 고령자 고용안정법’을 시행하고 있다. 기업들은 2013년까지 정년을 61세로 연장하고 이후 3년마다 1세씩 올려 2025년부터는 65세까지 고용해야 한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에 대처하고 고급 기술자들이 은퇴 후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대다수 일본 기업들은 임금피크제를 통한 재고용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산토리홀딩스, 다이와하우스공업 등 재정 여건이 좋은 일부 기업은 근로 의욕을 높이기 위해 기존 임금을 그대로 주면서 정년을 아예 65세까지 늘렸다.
야나기사와 대표는 “젊은이보다 힘은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경험과 기술이 쌓이기 때문에 생산성은 60세까지 지속적으로 올라간다”며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숙련 기술자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현재 유지하고 있는 방침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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