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재벌은 승리못해” 鄭 “서민돕는 정치 해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0일 03시 00분


새누리 서울시장 후보 TV토론

김황식만 답변 유보



9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첫 TV 토론에서 ‘친박(친박근혜)’인지를 묻는 ○X 퀴즈에 정몽준 의원(오른쪽)과 이혜훈 최고위원(가운데)은 ○를 들었다. 하지만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답변 유보의 뜻으로 ○X판의 모서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채널A TV 화면 캡처
김황식만 답변 유보 9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첫 TV 토론에서 ‘친박(친박근혜)’인지를 묻는 ○X 퀴즈에 정몽준 의원(오른쪽)과 이혜훈 최고위원(가운데)은 ○를 들었다. 하지만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답변 유보의 뜻으로 ○X판의 모서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채널A TV 화면 캡처
‘경제 현장과 축구 외교’(정몽준), ‘다양한 국정경험’(김황식), ‘대권놀음이 아닌 일하는 시장’(이혜훈).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이 9일 첫 TV토론회에서 자신의 강점을 이같이 강조했다. 90분간 이어진 토론회에선 서로 ‘창과 방패’가 되어 부딪치면서 불꽃이 튀기도 했다.

○ 정몽준과 김황식의 ‘창과 방패’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는 공수(攻守)를 바꿔가며 격돌했다.

김 전 총리는 먼저 정 의원을 겨냥해 “정 의원과 박원순 시장이 본선에서 붙으면 (야당은) ‘재벌 대 서민’ 구도로 몰고 갈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돈도, 권력도, 명예도 다 한 사람이 차지하는 것이 어떠냐 하는 (부정적) 정서도 상당히 있다”며 “현대중공업이 투자를 하고 있는데 과연 직무 연관성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먼저 ‘재벌’이 일본어 표현임을 거론하면서 “왜 우리는 일본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서 용어는 그렇게 쓰나”라며 반격에 나섰다. 이어 그는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있고 서민을 도와서 중산층이 되도록 하는 정치인이 있다”면서 “김 전 총리는 저보다 회사에 대한 연구를 훨씬 더 많이 한 것 같아 감사하다”고 꼬집었다.

다시 정 의원이 창을 들었다. 정 의원은 김 전 총리에게 “정치 처음 하시니 힘드시죠. 정치판에선 잘못하면 부자 간 정도 끊어진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해해 달라”고 한 뒤 김 전 총리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위촉한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한 칼럼을 문제 삼았다. 정 의원은 “김 전 총리는 이 대통령 시절 감사원장과 총리를 지냈는데 이런 생각을 (칼럼으로) 쓴 분을 위원장으로 내세운 것은 스스로 부정한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총리는 “(그런 칼럼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분의 소신에 따라 쓴 것에 대해서 (내가)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 상대 공약 파고들기


정 의원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재추진과 관련해 3, 4단계로 나눠 점진적으로 추진하자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재판 소요 시간 때문에 차기 시장이 개발을 진행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의 공약 중 ‘시청∼강남 10분대 지하철 건설’이 도마에 올랐다.

정 의원은 “시청∼강남 지하철은 기존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사업과 중복된다”며 “노선의 중복은 인정하지만 환승의 편리함 때문에 공약을 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총리는 “GTX는 수서에서 서울역을 거쳐 삼성으로 빠지는 노선으로 그 중간에는 정류장이 전혀 없다”며 “신사∼이태원∼회현을 거쳐 시청으로 가는 노선을 중복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토론회가 끝난 직후 세 사람은 상대방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러워하면서도 토론이 좀 더 밀도 있게 진행되지 않은 점이 다소 아쉬웠다고 촌평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서울시장#TV토론#김황식#새누리당#정몽준#이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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