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으로 쓰러져 우울증에 걸렸던 어머니가 숲에서 병을 고쳤습니다. 자연을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해졌죠.”
2일 대전에서 열린 ‘산림치유 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114편의 응모작품 중 대상을 차지한 조병욱 씨(43)의 사연이다. 시상식에서는 유방암 수술로 지친 몸과 마음을 산골생활을 통해 이겨낸 황계숙 씨(52), 아토피와 소아우울증 등을 지닌 자녀를 숲에서 회복시킨 유병남 씨(56), 사기결혼으로 생긴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역시 숲에서 극복한 이모 씨(47·여) 등의 사연도 소개됐다. 숲이 인간의 병을 고쳐주는 명의(名醫)였던 셈이다.
○ 숲은 매스 없는 종합병원
“숲은 종합병원이다. 의사도, 매스도, 약도 없는 자연이 준 종합병원이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충북대 산림치유학과 교수 시절 이런 이야기를 자주 했다. 학교 폭력 가해자, 피해자를 대상으로 숲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해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경기 양평군 단월면 산음자연휴양림. 해양경찰청 소속 경찰관 28명이 산림치유사를 따라 체조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2010년 연평도 포격,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 단속 등으로 불면증과 악몽,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을 겪던 중 해양경찰청과 산림청이 협약으로 마련한 ‘심리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이다. 한 해경은 “숲 속에서 심리 및 명상치료 등에 참여한 뒤 2박 3일 동안 심신이 편안해졌다”며 만족해했다.
○ 보고 즐기는 숲에서 치유하는 숲
이제 숲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산림청을 비롯해 임학·의학·심리·교육전문가들의 노력으로 거둔 성과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 산림복지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다양한 시도가 추진되고 있다.
산림청은 2017년까지 산림치유 서비스 수혜자를 100만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림치유의 정체성 확립, 치유 공간 확대, 치유 프로그램 표준화 및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 강화, 관련 법령 정비 등을 마련하고 있다. 산림치유지도사를 양성하기 위해 기존 4곳(가톨릭대 한림성심대 광주보건대 순천대) 이외에 충북대 동양대 전남대를 양성기관으로 추가 지정했다. 산림치유지도사는 지난해 9월 처음으로 38명이 양성됐으며 2017년까지 500명을 양성할 계획. 이들은 치유의 숲, 자연휴양림, 산림욕장, 숲길 등에서 국민들을 대상으로 양질의 산림치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임상섭 산림청 산림휴양치유과장은 “산림치유지도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행복한 녹색복지국가 구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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