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는 박근혜 대통령과 통합 야권 간의 대결 구도라고 분석하는 전문가가 많다. 이런 전망은 동아일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업체 트리움이 15일 ‘안철수’ ‘박근혜’ ‘새정치’ ‘기초공천’ ‘정권심판’ 등 5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트위터상의 언급량(버즈 양)과 의미망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입증됐다. 박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이번 선거의 두 축이라는 얘기다. ○ 트위터에서 ‘안철수’ ‘박근혜’에 관심 집중
분석 대상은 2일부터 9일까지 해당 키워드가 들어간 트윗글 26만2733건이다. 2일 안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당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너나 잘해”라고 막말성 발언을 하자 관심이 폭증했다. 이 기간에 안 대표는 박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면서 청와대를 방문하고, 무공천 철회에 대한 당원의 의견을 묻겠다는 기자회견도 했다.
8일간 안 대표와 박 대통령에 대한 관심은 두드러졌다. 안 대표와 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하루 평균 각각 1만3283건, 1만1242건이나 됐다. 안 대표 연설 당일(2일) 언급량은 1만5023건, 당원투표 기자회견 때는 1만8496건까지 치솟았다. 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안 대표가 청와대를 방문한 4일과 박 대통령이 회담 제의를 거부한 7일 1만2000건을 넘어섰다. 정치 분야 핵심 키워드인 ‘새정치’ 언급은 하루 평균 6459건으로 두 사람에 크게 못 미쳤다.
김도훈 트리움 대표는 “국민적 관심이 가장 높은 대선 기간 후보자에 대한 언급이 4만∼5만 건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평상시에 이 정도 언급량이 나오는 것은 트위터 이용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인물이나 정책 대결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결국 60%를 넘나드는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기초선거 공천 파동으로 잠시 주춤해진 ‘안철수 효과’가 승부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권에서 박근혜 마케팅이 활발한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여야가 기초선거 무공천 여부를 놓고 격렬하게 충돌했지만 정작 트위터 공간에서 언급량은 하루 평균 1600건에 그쳤다. ‘(박근혜) 정권 심판’에 대한 언급도 하루 평균 254건으로 크게 이슈화가 안 되고 있다. ‘기초공천’은 ‘박근혜’와 ‘안철수’ 간 대립의 ‘도구’였을 뿐 정작 국민들의 관심은 크지 않은 셈이다. ○ ‘안철수’ 주변 부정적-현실적 키워드 늘어
안 대표와 연관되는 중심 키워드로 ‘걱정’이 들어간 것은 큰 변화다. ‘약속’ ‘새정치’ ‘신뢰’ ‘진심’ 등이 강조됐던 기존 분석과 달리 약속, 국민, 진심 등 키워드가 모두 ‘걱정’으로 모여들고 있다. ‘국민을 향한 진심 어린 태도’ ‘국민과의 약속’ 등 안 대표의 긍정적 이미지가 일정 부분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안 대표를 직접 비판하는 표현은 거의 없었다. 안 대표의 주요 지지층인 20, 30대가 트위터 주 이용자란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안 대표 주변 세부 키워드도 현실적인 단어들로 채워졌다. 안 대표에서 파생된 ‘박원순 서울시장’과 ‘새정치민주연합’ 키워드가 모두 ‘지지율’이란 단어로 이어지는 것은 안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무공천’이 ‘철회’나 ‘정치생명’으로 이어지는 것도 안 대표를 바라보는 불안함을 대변한다.
박 대통령에 대해선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통일’ ‘당선’ 등 긍정적 언급도 있었지만 여론을 형성하는 주요 키워드로는 ‘이명박근혜’ ‘부정선거’ ‘사퇴’ ‘사과’ 등이 꼽혔다. 집권 2년차에 들어선 지금도 여전히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이 지배적인 정서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40대 이상이 중요하게 여기는 박 대통령의 ‘신뢰’ ‘원칙’에 대한 언급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박 대통령의 연관 검색어로 배우 이민호 씨가 거론되는 것도 흥미롭다. 안 대표가 박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청와대를 찾아간 4일 박 대통령은 이 씨와 함께 한류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한 것이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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