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질감 줄이는 통일교육 급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7일 03시 00분


[통일코리아 프로젝트 2년차/준비해야 하나 된다]
獨한스자이델재단 젤리거 박사 “사회-심리적 통합이 가장 어려워”

“독일 통일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정치·경제 체제의 통합이 아니라 사회·심리적인 통합이었습니다. 남북한 간 심리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교육 투자를 지금부터 해야 합니다.”

독일 한스자이델재단의 한국사무소 대표인 베른하르트 젤리거 박사(44·사진)는 15일 고려대에서 열린 ‘독일 통일의 교훈’ 특강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1967년 설립된 한스자이델재단은 독일의 대표적인 통일 관련 민간단체다. 1987년 한국사무소를 설립해 북한에서 영농 및 환경보호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젤리거 박사는 “독일에서도 통일을 공식 선언한 199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서독 출신은 1등 시민, 동독 출신은 2등 시민’이라는 심리적 격차가 심했다”고 전했다. 통일 뒤 19년이 지난 2009년에도 동독 출신 주민의 63%가 동질성보다는 격차를 느낀다는 독일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그는 “심리적 격차는 물질적인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남북한 주민이 이질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역할을 탈북자들에게 기대했다. 젤리거 박사는 “탈북자들에게 남북 간 심리적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가교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는 한편, 통일의 주역이 될 젊은 세대를 위한 통일 교육 투자는 대폭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드레스덴 구상’에 대해 젤리거 대표는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신뢰를 전제로 하는데 북한과 신뢰를 쌓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데다가 단계적으로 신뢰를 쌓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북한 체제 경쟁은 이미 승패가 결정된 만큼 한국이 자신감을 갖고 5·24(대북 제재)조치 해제 추진 등을 통해 과감하게 먼저 손을 내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베른하르트 젤리거#남북 이질감#통일교육#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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