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침몰한 세월호 운항의 총책임자인 선장 이모 씨(61)는 선체에서 무사히 탈출한 뒤 오후 2시 전남 진도군 진도읍 한국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찰과상을 입은 이 씨는 물리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 씨는 본보 기자가 신분을 묻자 “나는 승무원이다.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사고 원인을 묻는 질문에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 “암초 충돌은 아니다. 갑자기 가라앉았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씨와 인터뷰는 3분 정도 이뤄졌다. 이 씨는 당시 바닷물에 젖은 5만 원짜리 2, 3장과 1만 원짜리 10여 장을 치료실 온돌침상에 말리고 있었다. 다른 승무원 1명이 5만 원을 빼앗아가면서 “내가 갖겠다”고 하자 막기도 했다. 이 씨는 부상을 당해 옆 침상에 누워있던 경기 안산시 단원고 학생들이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누자 귀를 세워 듣기도 했다.
이 씨는 이후 사고 현장 부근 3009함에서 현장 검증을 한 뒤 목포 해양경찰서에 불려가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를 받았으나,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탓인지 진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휴가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던 기존 선장 대신 이번 운항에 투입된 ‘대체 선장’이었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측은 “이 씨는 2006년 11월 청해진해운에 입사한 뒤 8년 동안 인천∼제주로 이어지는 동일 항로를 운항해 왔으며 경력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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