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현장을 전격 방문해 “이렇게 많은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됐는데, 구조가 더뎌서 걱정이 많다”며 “어렵고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광주 인근 군사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차로 전남 진도 서망항으로 이동해 해경 경비함정을 타고 사고 현장을 둘러봤다. 안개가 짙게 끼고 바람이 많이 불어 앞이 거의 보이지 않자 “날씨가 좋아도 (구조 작업이) 쉬운 게 아닌데 바람도 불고… (해서 걱정)”이라며 “물속은 더 춥지 않겠느냐. 생존자가 있다면 1분 1초가 급하다”고 말했다. 또 “구조요원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어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읍 실내체육관을 찾아 일일이 손을 잡고 위로했다. 가족들은 ‘현장 구조 작업을 실시간으로 보게 해달라’ ‘대통령 직속으로 책임자를 진도에 한 명 파견해 달라’는 등의 요구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책임질 사람들을 엄벌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0시경 이곳을 찾은 정홍원 국무총리는 울분을 참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로 겉옷 상의가 벗겨지고 물세례를 맞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여객선 침몰사고 이틀째인 이날 사고 해역 기상이 악화돼 수색이 잠정 중단됐다. 만조와 간조가 바뀌면서 조류가 멈추는 정조시간대인 오후 9시 40분부터 재개된 수색작업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해경은 처음으로 무인 로봇을 동원해 선체 진입을 시도했다.
이날 오후 2시경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선 민간 잠수사 3명이 실종됐다가 20분 만에 인근 어선과 다른 민간 잠수부들에게 구조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잠수부 수색과 함께 한 가닥 기대를 모았던 ‘선체 공기 주입 작업(에어호스)’은 선체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지연되고 있다. 해경은 이날 사고 해역 인근에서 시신 18구를 인양해 사망자는 24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272명으로 집계됐다. 구조자 179명을 포함해 총 탑승객은 475명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