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이벤트 업체 종업원 김기웅 씨(28)와 승무원 정현선 씨(28)가 영혼결혼식을 갖는다. 이들은 4년 전부터 사귀다 올가을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한 사이였다. 두 사람은 올 1월 친한 친구들과 인천 용유도에 놀러갔고, 배 타기 직전엔 경기 용인의 놀이동산에 다녀오는 등 풋풋한 사랑을 키워왔다. 양가 부모들은 곧 영혼결혼식 일정과 절차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을 같이 타다가 만났다. 정 씨는 6년 전부터 세월호에서 서비스 업무를 맡아왔다. 김 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7년 전부터 청해진해운 소속 배를 타며 불꽃놀이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벌이가 좋았기 때문에 틈나는 대로 배를 탔다는 것.
김 씨는 주로 인천∼제주 항로를 오가는 다른 여객선인 오하나마호를 탔지만 이번엔 예비 신부 정 씨가 “심심한데 같이 타면 좋겠다”고 권유해 세월호에 승선했다.
김 씨의 어머니 김광숙 씨(59)는 “배에 오르기 전에 운동화를 사다 준다고 약속하더니만 아들과 현선이가 한꺼번에 세상을 떠난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인천대 4학년생인 김 씨는 이번 가을학기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진도에서 김 씨의 시신을 거둬온 친구 강얼 씨(28)는 “활달한 기웅이가 졸업을 앞두고 진로 걱정을 많이 했고, 결혼 자금을 모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더 많이 했다”며 울먹였다. 김 씨의 빈소는 인천 길병원에 마련됐으며 목포중앙병원에 안치된 정 씨도 곧 길병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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