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아들 “국민이 미개”글 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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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대통령 욕하고 총리한테 물세례”… 실종자 가족 비하하는 듯한 페북 글
鄭의원 “아버지로서 죄송” 사과… 누리꾼들 “후보 사퇴하라” 맹비난

정몽준 의원의 아들이 18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논란이 확산되자 정 의원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들의 철없는 행동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없다”며 사과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정몽준 의원의 아들이 18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논란이 확산되자 정 의원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들의 철없는 행동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없다”며 사과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정몽준 의원의 막내아들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부적절한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정 의원은 아들 대신 공식 사과했지만 여진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다.

정 의원의 아들 정모 군(18)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슷한 사건 일어나도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국가 사례랑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 하잖아.ㅋㅋㅋ”라고 썼다. 그는 이어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요구)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거지”라며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정 군은 정 의원의 2남 2녀 중 막내아들로 올해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재수생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한 박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실종자 가족들이 항의한 것을 비하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정 의원을 비판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뤘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미개한 나라에서 시장은 왜 하시려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정 의원의 홈페이지에도 “1000만 명을 대표하는 시장이 되기 전에 집안 단속부터 해라” “자격이 없다. 후보직을 사퇴하라”는 격앙된 반응들이 올라왔다.

정 의원은 21일 오전 대국민 사죄문을 발표한 데 이어 국회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없다”며 지체 없이 사과했다. 정 의원은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면서 “이번 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정 의원 측은 이날 향후 행보와 관련해 “앞으로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sungho@donga.com·이원주 기자
#정몽준#세월호#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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