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출항을 앞둔 15일 저녁 세월호에 대한 화물 안전검사가 끝난 뒤 차량을 추가로 싣고 컨테이너 등을 쇠줄이 아닌 일반 밧줄로 묶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동안 세월호 침몰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화물 과적과 부실 고정 의혹을 뒷받침해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시 세월호 선적 작업에 참여한 인천항운노동조합 근로자 A 씨는 21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15일 오후 6시 세월호 화물에 대한 인천해운조합의 안전검사가 끝났으나 안개로 출항이 늦어지자 선사인 청해진해운 측의 요청으로 오후 8시 반까지 카니발 차량 15대를 추가로 실었다”고 말했다. 추가로 차량을 싣는 모습은 해양경찰청이 압수한 부두 폐쇄회로(CC)TV 영상에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진해운 측은 그동안 화물 과적 의혹에 대해 출항 전 해운조합의 흘수(배 밑바닥에서 수면까지의 높이) 검사를 통과해 과적한 적이 없다고 발표해왔다.
또 무게 50t인 초대형 트레일러 3대를 선적하면서 화물칸 중간이 아닌 왼쪽 2대, 오른쪽 1대로 배치했다. 세월호가 기운 왼쪽에 트레일러 1대가 더 실려 있었던 것. A 씨는 “트레일러처럼 무거운 화물의 경우 화물칸 중간 지점에 놓아야 하는데 트레일러를 바깥쪽에 불균형하게 배치한 것은 배의 중심 유지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화물 배치는 작업자 임의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청해진해운과 하역 하청업체인 W하역사의 작업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또 A 씨는 세월호에 실린 컨테이너가 일반 컨테이너(20피트)의 절반 크기여서 바닥 걸쇠에 쇠줄로 묶지 못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세월호 컨테이너를 쇠줄 대신 일반 밧줄로 묶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도 다른 화물선에 비해 느슨하게 맸다. 당시 세월호엔 자동차가 규정 적재량 148대보다 32대 많은 180대를 실었는데, 자동차를 바닥 고리에서 삼각형 형태의 2중 줄로 묶지 않고 일자 줄로 묶었다는 것. 이로 인해 배가 심하게 기울 때 줄이 끊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해경은 세월호 하역 작업을 총괄한 W하역사가 고박(화물고정)작업 면허가 없는데도 면허업체에 맡기지 않고 자체적으로 고박작업을 한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해경은 W사가 면허업체에 하청을 줘야 했는데도 경비 절감을 위해 자체 작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W사는 인천의 5개 고박전문 면허업체 중 1곳과 하청 계약을 맺었지만, 이 업체는 그동안 실제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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