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핵실험 임박 징후” 밀착 감시… 오바마 한국 오는 25일 1차 고비
전문가들 “이번엔 우라늄탄 가능성”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1년여 만에 또다시 ‘핵단추’를 누를 것이라는 징후들이 포착되면서 한반도의 긴장 국면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은 정찰위성과 글로벌호크 고고도 무인정찰기 등 감시전력을 총동원해 함북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 관련 동향을 24시간 밀착 추적 중이다. 군 관계자는 “매시간 풍계리의 갱도와 그 주변을 촬영한 수천 장의 사진 등 영상정보와 신호정보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 지휘부에 대한 감청정보에서도 핵실험을 준비하는 내용이 다수 포착됐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 북, ‘D데이’ 정한 듯 차근차근 준비 중
풍계리 일대에서 이달 초부터 차량과 인력의 활발한 움직임에 이어 지난 주말부터 방사능 계측장비와 전원공급장치 설치 등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들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모종의 ‘D데이(실행일)’를 정해놓고 차근차근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핵실험 예고 이후 수개월 안에 이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최근 북한 내부에서 4차 핵실험을 시사하는 언급이 잇달아 포착된 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대목이다. 김민석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4차 핵실험이든 전선(戰線)에서 문제가 나든 뭔가 심각한 긴장이 생기기 직전의 분위기다’ 등의 얘기가 북한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볼 때 북한의 4차 핵실험은 결국 시기와 방법만 남았다는 관측이 많다. 시기적으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25, 26일)을 겨냥해 핵 도발을 강행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머무는 기간에 핵실험을 감행하는 초유의 도발로 국제적 관심을 극대화하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대범한 리더십’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은 북한의 인민군 창건기념일인 데다 한미 공중종합훈련인 ‘맥스선더’가 사상 최대 규모로 25일까지 진행된다는 점도 도발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
○ 4차 핵실험은 ‘우라늄탄’ 가능성 높아
방법 측면에선 핵실험에 사용할 핵물질의 종류가 핵심이다. 북한은 1차(2006년)와 2차 핵실험(2009년)에 플루토늄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3차 핵실험은 대기 중에서 핵종(核種)이 검출되지 않아 그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북한이 풍계리 갱도 내에 10여 개의 차단벽을 설치해 핵실험 후 핵종이 대기로 유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4차 핵실험에서 우라늄탄을 터뜨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두 차례의 핵실험에 사용하고 남은 플루토늄 양이 많지 않고 비밀 농축시설에서 추출한 우라늄을 상당량 확보했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 발의 핵장치를 터뜨릴지, 아니면 여러 발을 동원한 동시다발적 핵실험을 감행할지도 관건이다. 1∼3차 핵실험 때와 비교한 폭발력의 수준도 초미의 관심사다.
군 일각에서는 “북한이 세월호 침몰 사고로 큰 충격에 빠진 한국 사회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기 위해 핵실험 위협을 대남 도발카드로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감행하지는 않으면서 ‘위협 카드’로만 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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