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웨이 3월 방북때 푸대접… 핵실험 카드 쥔채 中 말도 안들어
“내부결속 위해 긴장 조성” 지적도
중국이 잇달아 북한 미국을 방문하며 6자회담 재개 노력을 기울였지만 북한은 오히려 4차 핵실험 준비를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의 대북(對北) 설득이 안 먹힌다는 뜻이다.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달 17∼21일. 이달 7일에는 미국에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가 만나 6자회담 재개 조건에 유연성을 발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한국 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귀국 다음 날인 11일 중국을 방문해 우 대표와 협의했고 우 대표는 14일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글린 데이비스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와 대화 복귀 가능성을 모색했다.
그런데도 북한이 핵실험 준비 과정을 노출시키며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것은 내부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교소식통은 22일 “핵·경제개발 ‘병진노선’ 채택 1년째를 맞은 북한이 내부 결속을 위해 외부와의 갈등구도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병진노선 발표 1주년이 되는 지난달 31일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병진노선을 생명선으로 꿋꿋이 틀어쥐고 자주의 길로 꿋꿋이 걸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제의 압력’에 굴복할 수 없다며 북핵 6자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비핵화 조치도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한미가 주도적으로 만든 대화 방안을 중국이 북한에 직접 설득했지만 중재가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우 대표는 지난달 방북에서 평양 미림승마구락부와 메아리사격관 등 ‘의례방문’에 해당하는 일정만 소화했을 뿐 자신의 업무 파트너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등은 못 만났다. 소식통은 “중국이 북한과 밀도 있는 대화를 못한 상황에서 회담 재개의 돌파구를 만들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북-중 관계의 경색을 무릅쓰고 4차 핵실험을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에 비해 북핵 문제에 강경하다. 2013년 핵실험 직후 중국은 연례 고위급 상호 방문을 중단했다. 또 그해 5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특사로 파견됐을 때 김정은의 친서를 한 손으로 받고 펼쳐 보지도 않는 등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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