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의 구조적 비리 수사에 나선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이 23일 한국선급 임원이 뒷돈을 받은 단서를 잡고 부산 강서구에 있는 본사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한국선급 임원 A 씨가 선박회사 측에서 원하는 대로 검사 결과를 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 씨 외에도 해양경찰청에서 송치한 전현직 임직원들의 비리를 함께 수사할 방침이다. 1960년 설립된 한국선급은 정부를 대신해 국내 화물선과 여객선을 대상으로 하는 검사의 인증기관으로 해양수산부 관료들이 퇴직 후 대거 취업하면서 ‘해양수산부 마피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한국선급은 세월호의 정기 중간검사와 증축 당시 복원성 검사를 맡았다. 특히 2월 10∼19일 실시한 세월호 정기점검에서 200여 개의 모든 항목에 ‘양호’ 판정을 내려 부실 점검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당시 정기점검 결과는 며칠 뒤 해경에 의해 침수를 막아주는 수밀문과 구명뗏목 조명 등이 불량 판정을 받는 등 부실 점검으로 드러났지만,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측은 “자체 점검 결과 이상이 없다”며 시정 조치 없이 운항에 나섰다.
이와 함께 인천지검 특별수사팀도 23일 인천항에 있는 한국해운조합 운항관리실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선박의 안전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해운조합이 세월호의 안전을 제대로 점검했는지 수사할 계획이다. 또 해운사들의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이 감독기관인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벌였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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