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민간 우주벤처기업 스페이스X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신들의 2단 로켓 팰컨9의 1단을 재활용하는 새로운 로켓 시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로켓은 한번 발사되면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임무를 수행한 뒤 바다에 떨어지거나 우주에서 없어져 재사용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스페이스X의 새로운 로켓은 상공 250m까지 솟아올랐다가 다시 지상에 사뿐히 착륙하며 로켓 재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스페이스X가 로켓 재활용 기술까지 확보하게 된다면 또 한 번 전 세계 우주 개발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로켓에 연료만 주입해서 다시 발사할 수 있어 로켓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사진)은 “스페이스X의 등장으로 선진국의 우주 개발 패러다임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면서 “나로호에 이어 한국형발사체로 우주 개발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요동치고 있는 전 세계 우주 개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 정부도 지난해 말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계획보다 1년 3개월 앞선 2020년 6월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완료하고 달 탐사도 추진한다는 게 골자다.
전문가들은 경쟁력을 갖춘 발사체가 개발된 후 나로우주센터에서 연간 10회, 해상에서 연간 8회 정도 발사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연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상업위성 발사국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주 발사체가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면 우주 관광이나 달 호텔 등은 물론이고 수백만 년 이상 안정성이 보장되는 우주 공간을 이용해 핵폐기물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김 원장은 “발사체를 공중 폭발할 위험 없이 완벽하게 만든다면 핵폐기물을 안정된 우주공간에 실어 나르는 임무도 앞으로는 가능해질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과 상업 발사를 비롯해 이 모든 것을 고려하는 완벽한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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