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日서 건조때 비치한것 그대로
내부 스티로폼 낡아 제기능 못해… 구명벌엔 접착제 땜질 흔적도
16일 침몰한 세월호에 비치된 승객용 구명조끼가 대부분 제조된 지 20년이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구명조끼 관리가 부실했고 성능 검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세월호가 침몰한 뒤 사고 해역에서 부유물 300여 점을 수거했으며 이 중 구명조끼는 40여 개에 달했다.
본보 취재진이 이날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 앞 유류품보관소에 보관된 구명조끼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일본에서 만든 제품으로 제조 시기는 1994년으로 표기돼 있었다. 이는 세월호의 전신인 나미노우에호가 하야시카네 조선소에서 건조된 시기와 일치한다.
또 일부 구명조끼는 제조 시기가 일본의 연호인 ‘헤이세이(平成) 3년 1월 6일 일본선구주식회사’로 돼 있다. 일본의 헤이세이 연호는 1989년 시작됐기 때문에 이 구명조끼들은 1991년 제조한 것이다. 청해진해운은 이 구명조끼들이 오래된 제품임을 감추기 위해서인지 흰색 스프레이를 덧칠해 제조 시기를 지우거나 검은 글씨로 ‘인천 세월’이라고 새겨 넣었다.
또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가장 먼저 도착해 구조에 나선 해경이 세월호 좌현 갑판에서 터뜨린 구명벌도 과거 구멍이 나 수리를 한 듯 고무로 보이는 재질에 접착제를 발라 땜질한 흔적이 2군데나 발견됐다.
구명조끼의 수명을 정한 규정은 없지만 염도가 강한 해풍에 의해 시간이 지날수록 조끼 내부의 스티로폼 등이 부식되는 경우가 많다. 해운업계에선 만든 지 20년 이상 된 구명조끼의 경우 부력 기능을 잃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국내 선박의 안전성을 정기 검사하는 한국선급 등이 구명 기구 등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할 방침이다. 사고에 앞서 2월 한국선급이 세월호에 대한 중간점검을 실시했으나 별다른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도 같은 달 특별점검을 통해 비상발전기 연료유 탱크 레벨게이지 상태 불량 등 문제점을 5가지나 발견했지만 청해진해운이 이를 보완했다는 문서를 제출하자 사후 확인조치 없이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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