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 객실 수색 마무리… ‘최대수심 47m’ 좌현은 진입 난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8일 03시 00분


[세월호 참사/수색작업 전망]
수색작업 왜 더딘가 Q&A

26일 오후 전남 진도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잠수사들이 수색작업 전 바지선 위에서 대기하고 있다. 진도=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후 전남 진도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잠수사들이 수색작업 전 바지선 위에서 대기하고 있다. 진도=사진공동취재단
여객선 세월호 침몰 12일째인 27일. 구조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자 애가 타는 실종자 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조류가 느려 상대적으로 작업이 수월했던 소조기가 25일 끝나면서 잠수사들의 작업환경은 더욱 나빠진 상태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27일 전남 진도 현지에서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는 해군 관계자, 민간 잠수사 등을 통해 수색작업의 의문점을 풀어 봤다.
① 현재 수중 상황과 수색 걸림돌은?

각종 집기가 막아… 가족 동의하면 폭약사용도 검토


세월호가 좌현(왼쪽)으로 90도 누워 있는 상태다. 세월호는 길이 146m로 40층 높이의 대형 건물이 옆으로 쓰러진 것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좌현 쪽으로는 진입이 불가능하고 우현으로 들어가 수색한다.

시계(視界)가 거의 제로인 상황에서 객실 창문을 깨고 안으로 들어가더라도 복잡한 통로가 이어져 있고 이불, 탁자, 옷장 등 온갖 집기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 손으로 헤치고 나가야 한다. 수심이 얕은 우현 쪽은 객실과 라운지 등 작업이 거의 끝났지만 수심이 깊은 반대쪽은 한참 남았다. 만조 때는 최대 47m 아래까지 들어가야 하는데 수심이 깊어질수록 작업시간은 짧아지고 감압도 오래 해야 한다.

구조팀은 좌현으로 가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와이어 절단기를 사용해 진입할 계획이며 실종자 가족의 동의를 전제로 소량의 폭약 사용도 검토하고 있다.
② 가이드라인 늘려 잠수부 더 투입 못하나

라인 늘리면 엉킬 위험… 동시 잠수 최대 12명


27일 현재 수중 가이드라인은 6개가 설치돼 있다. 가이드라인 수를 함부로 늘리면 서로 엉켜 잠수사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잠수사 2명이 한 조를 이뤄 가이드라인 1개를 이용해 진입로를 따라 선체 안으로 들어간다. 최대 12명의 잠수사가 가이드라인을 이용해 동시에 작업할 수 있다.

하루 네 번 물살이 가장 느려지는 정조(停潮)시간마다 교대하며 들어가는데 소조기 때는 하루에 최대 100명가량 입수했지만 소조기가 끝나 물살이 사나워진 26일에는 하루에 27명이 번갈아 작업했다. 물속에 오래 있으면 몸 안에 질소가 차오르는 잠수병 위험이 있어 감압과 이동에 걸리는 시간을 제외하면 1개조의 실제 작업시간은 한번에 5∼20분이다.

잠수사들은 수중에서 감압을 하거나 해상에 올라온 뒤 체임버에서 감압을 하고 다른 잠수사가 교대로 들어간다. 24일까지 민간 잠수사 343명 중 실력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아 작업에 투입된 건 16명이다.
③ 투입 논란 다이빙벨, 효과 있나

잠수사 휴식공간… 조류 센 곳에선 쓰면 위험


다이빙벨은 잠수사를 바다 깊은 곳까지 데려다주고 거기서 휴식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다. 일종의 바닷속 엘리베이터와 휴게실 역할을 해주는 장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색작업을 위해서는 어차피 다이빙벨에서 나와 선체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잠수사 한 사람이 작업할 수 있는 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이빙벨은 잠수사가 물 밖으로 나왔다가 들어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나 수색작업 시간을 늘리는 데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다. 다이빙벨 안에 형성된 에어포켓에서 잠수사들이 잠시 쉴 수 있지만 그 시간도 심해(深海)에 있으면서 쉬는 것이기 때문에 몸이 버틸 수 있는 총 작업시간에 포함된다.

게다가 다이빙벨은 조류가 잔잔한 바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장비다. 조류가 센 곳에 다이빙벨을 투입했다가 물살에 휩쓸리면 오히려 잠수사들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④ 침몰 열흘 지났는데… 수색 돌파구 없나

해경 “선체 방향 돌리자”… 가족들 “인양은 나중에”

지금까지 발견된 시신들은 비교적 수색이 쉬운 곳에 있어 빨리 발견된 것이다.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좌현 쪽)은 선체 아주 깊숙한 곳이기 때문에 훨씬 더 어려울 걸로 보인다. 소조기가 끝나면서 물살이 사나워져 잠수사들이 휩쓸려 갈 수도 있다. 27일 오전에 들어간 한 잠수사도 3m 아래까지 들어갔다가 물살 때문에 작업이 불가능해 다시 나왔다. 배를 인양하기 전에 직접 실종자를 찾아다니는 현재의 방식을 계속한다면 수색작업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은 27일 진도 팽목항 가족대책본부에서 실종자 가족에게 “세월호의 선체를 돌리는 것도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구조작업을 쉽게 하기 위해 좌현으로 누워 있는 선체를 반대로 돌리자는 것이다. 선체의 방향을 바꾸려면 세월호에 케이블을 걸고 크레인으로 당겨야 하기 때문에 인양 초기작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은 “선체 전체 수색이 완료되기 전에는 인양을 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진도=조종엽 jjj@donga.com·백연상 / 이은택 기자

#세월호 참사#세월호 수색#잠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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