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朴대통령 사과]
朴대통령, 안산 분향소 찾아 조문
합동분향소 설치 혼선 등 지적에 정무수석 불러 “남아서 해결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23분간 현장에 머물면서 유가족들의 절절한 절규와 호소를 들었다.
이날 오전 8시 45분 분향소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묵념을 마친 뒤 조의록에 ‘갑작스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유족들은 “대통령이 왔으면 가족들한테 인사를 해야 할 거 아니냐” “대통령의 자식이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소리를 질렀다.
조의록 작성을 마친 박 대통령이 다가가자 한 남성은 박 대통령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기 목숨 부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해경 관계자들을 엄중 문책해 달라. 저는 어느 나라 경찰에, 군대에 우리 아기들 살려달라고 해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여성은 “지금 바다에 아이들이 있는데, 대통령이 (전남 진도 사고 현장에) 내려가서 직접 지휘해 달라”며 “내 새끼이기도 하지만 대통령 자식이에요. 마지막까지 아이들 손을…, 못 올라온 아이들까지…”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유가족들이 합동분향소 설치 장소를 놓고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 항의하자 박 대통령은 함께 간 박준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유가족 앞으로 불러 “여기 남아서 이분들의 어려움과 여러 문제들을 자세하게 듣고 전부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또 유가족들에게는 “제가 알아보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박 정무수석은 혼자 남아 유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들은 뒤 따로 올라왔다.
박 대통령이 분향소를 다녀간 뒤 일부 유가족이 박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강창희 국회의장, 정홍원 국무총리,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보낸 조화를 “보기 싫다. 치워 달라”고 요구해 이 조화들은 분향소 밖으로 옮겨졌다.
분향소 방문 직후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데 대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었다. 안산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의 실천과 실행 없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박 대통령이 분향소를 찾은 것에 대해서도 “광고 찍으러 온 것 같았다. 진정한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만난 한 실종자 아버지는 “편하게 TV를 통해 사과할 게 아니라 팽목항에도 좀 내려오라”며 “대통령이 얼굴 한 번 더 비치면 구조에 속도도 나고 우왕좌왕하는 행정도 한 번에 정리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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