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재구성]‘노란 리본’의 유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일 03시 00분


美 남북전쟁때 전장에 간 남편 기다리며 아내가 목에 두른 사랑의 징표에서 비롯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추모 의미로 쓰이는 ‘노란 리본’은 어디에서 기원했을까. 1973년 히트한 팝송 ‘타이 어 옐로 리본 라운드 더 올 오크 트리’가 기폭제가 된 것은 사실이다. 노래 가사는 감옥에서 3년을 복역한 기결수가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다. ‘아내에게 아직도 날 사랑한다면 집 앞 떡갈나무에 노란 리본을 매달아 달라 했소. 만일 노란 리본이 없으면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지나가겠다고.’ 다 함께 가슴 졸이던 승객들은 마침내 노란 리본이 가득한 떡갈나무가 보이자 환호성을 지른다.

이 노래의 탄생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주장이 있다. 잘 알려진 설은 미국 남부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를 향해 가던 버스 안에서 벌어진 실화라는 것. 당시 버스기사가 전화로 언론에 제보해 미국 전역에 알려졌고, 신문에서 기사를 읽은 작사가인 어윈 레빈과 러셀 브라운이 노래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 곡의 작사가들은 군대에서 들은 남북전쟁 귀환병의 이야기에서 귀환병을 전과자로, 포장마차를 버스로, 손수건을 리본으로 바꿨다고 술회했다.

이보다 2년 전인 1971년 피트 해밀이라는 작가가 ‘집으로 가는 길(Going Home)’이란 비슷한 내용의 글을 뉴욕포스트지에 기고했다. 이는 다음 해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게재됐고 TV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해밀은 이를 토대로 ‘타이어 옐로 리본…’ 작사가들에게 표절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유사한 이런 이야기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무사 귀환을 바라며 노란 리본을 매는 역사는 더 오래됐다. 미국 독립전쟁 또는 남북전쟁 시절부터로 보는데, 남편을 전쟁터에 떠나보낸 아내가 변치 않은 사랑의 징표로 노란 리본을 목에 매던 것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노란리본#세월호#남북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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