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크는 중국 ICT 산업]폰 많이 판 LG… 더 많이 판 화웨이-레노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3일 03시 00분


中업체 글로벌 무대서 약진
넘버3 LG전자 5위로 밀어내고… 삼성-애플 점유율도 소폭 잠식

“LG전자가 못 팔았다기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이 내놓은 1분기(1∼3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적표에 대한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의 반응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와 IDC가 최근 발표한 시장점유율 순위는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華爲), 레노버, LG전자 순이다. 1년 전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3위였던 LG전자가 5위로 두 계단 하락하고 중국 화웨이와 레노버가 각각 한 계단씩 올랐다.

IDC 조사 결과 LG전자의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은 4.4%다. 지난해 동기의 4.7%보다 0.3%포인트 줄었다. 반면 화웨이는 4.9%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늘려 4위에서 3위로, 레노버는 같은 기간 3.6%에서 4.6%로 1.0%포인트 늘려 5위에서 4위로 올랐다.

이런 순위 변화는 그동안 중국 내수 시장에 치중하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유럽과 러시아 등 해외로 사업 범위를 넓혔기 때문이다.

판매량 변화는 중국업체들의 선전을 뚜렷이 보여준다. SA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LG전자의 판매대수는 1030만 대로 레노버(840만 대)보다 약 200만 대를 더 팔았다. 올해 1분기에도 LG전자는 전년 동기보다 200만 대가 더 많은 1230만 대를 팔았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레노버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약 500만 대가 증가한 1330만대를 팔며 LG전자를 100만 대 차이로 따돌렸다.

특히 올해 초 모토로라 스마트폰 사업부문을 인수한 레노버가 조만간 여러 국가에서 판매에 들어가면 이런 기세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IDC는 “레노버는 제조사 가운데 가장 높은 연간 성장률을 보였다”고 평가하며 “모토로라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그동안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했던 북미와 서유럽 시장에서도 인상적인 발자취를 남길 것”이라고 봤다. SA 역시 “모토로라를 품은 레노버는 하반기(7∼12월)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애플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두 조사기관 발표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올해 1분기 점유율 1, 2위를 굳건하게 지켰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점유율이 각각 소폭 감소했다. 화웨이도 기세등등하기는 마찬가지다. SA는 보고서에서 “화웨이는 유럽에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샵N’ 접는 네이버… 치고 들어오는 알리바바-아마존 ▼
네이버, 내달 오픈마켓 철수하고… 상품DB 형태 ‘스토어팜’ 론칭
업계 “국내시장 글로벌기업 천하”


세계 온라인 쇼핑(오픈마켓) 시장의 최강자로 꼽히는 중국 알리바바와 미국 아마존이 올 하반기(7∼12월)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그간 ‘샵N’을 통해 오픈마켓 사업을 벌여온 네이버가 다음 달 1일부로 샵N 사업을 철수한다고 2일 밝혔다. 대신 네이버는 다음 달 2일부터 ‘스토어팜’이라는 상품 등록 플랫폼을 선보이기로 했다. 스토어팜은 샵N과 달리 판매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는 오픈마켓이어서 판매자들이 훨씬 자유롭게 상품 판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3월 출시된 네이버 샵N은 개인이 블로그를 구축하듯 네이버 안에 자신의 쇼핑몰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2011년 당시 국내 오픈마켓 점유율 1위였던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운영)가 일방적으로 네이버에 상품 데이터베이스(DB) 제공을 철회하자 샵N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당시 이베이는 자사의 가격비교 사이트인 ‘어바웃’을 론칭하면서 네이버에서는 자사 상품이 검색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이에 네이버는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자체적인 오픈마켓 구축에 나섰다.

하지만 샵N은 물건을 팔 때마다 판매자들로부터 건당 매출의 5∼12%를 수수료로 받아 영세 사업자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또 네이버에서 상품 검색 시 샵N 제품이 검색 결과에 우선 노출된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네이버는 “의혹에 대해 여러 차례 해명했지만 오해가 해소되지 않아 샵N 철수를 결정했다”며 “네이버의 목적은 판매 수수료 확보가 아니라 정보 유통 플랫폼으로서 상품 DB를 강화하는 데 있기 때문에 판매 수수료 없는 스토어팜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상품 정보 유통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미국계인 이베이코리아가 62%로 1위고 SK플래닛(11번가·30%), 네이버(샵N·5%), 인터파크(3%)가 그 뒤를 잇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픈마켓 업계 관계자는 “샵N이 빠지고 알리바바와 아마존이 들어오면 국내 오픈마켓은 사실상 글로벌 기업 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와 아마존의 지난해 연매출은 각각 약 170조 원, 77조3000억 원으로 이베이(약 16조6000억 원)나 네이버(2조3119억 원)를 압도한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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