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유병언 일가 수사]
주채권은행 외환위기후 퇴출됐고… 법정관리도 끝나 채권-채무 종결
預保 탕감 유씨 개인 빚 140억은 ‘재산 발견땐 변상’ 단서… 회수 가능
계좌추적 등 은닉재산 찾기 총력
‘수학여행 비용을 줄이려고 세월호에 탑승한 아이들이 청해진해운 및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 일가의 부도덕과 치부에 희생된 사건….’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이 세월호 침몰 사고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수사팀은 유 전 회장 일가의 횡령 등으로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이 부실하게 경영된 점이 세월호 침몰의 근본적 원인이 됐다고 보고 일가의 은닉재산을 찾아내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배상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 유 씨 일가 호화생활
지난달 수학여행길에 오른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항공요금(11만1100원)을 줄이기 위해 6만500원(2식 포함)짜리 세월호를 이용했다. 전체 경비는 33만 원 남짓이었다. 아이들을 태운 세월호는 월급 270만 원의 계약직 선장 이준석 씨(69·구속)가 몰았고 ‘돈벌이’를 위해 허용량의 두 배가 넘는 화물을 싣고 출항했다 사고가 났다.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는 적자와 부채비율이 누적되는데도 상품권 사용 수수료, 허위 컨설팅 비용, 유 전 회장의 사진 구입비 등으로 수백억 원을 유 전 회장 일가에 보냈다. 그 덕분에 유 전 회장 일가는 수많은 계열사와 막대한 부동산을 보유하며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 최대주주인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44)는 ‘유 조백’(조각가를 높여 부르는 말)으로 불리며 조각, 시계 조립과 골동품 수집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고급살롱’을 표방하는 서울 강남의 레스토랑 몽테크리스토의 실소유주로 지목된다.
차남 혁기 씨(42)는 한 상자에 수십만 원인 프랑스 고급 초콜릿 브랜드 드보브에갈레 최고경영자로 소개됐으며 뉴욕 지점 개점 파티에는 업계 거물들이 줄줄이 참석했다. 혁기 씨는 계열사가 일가의 페이퍼컴퍼니에 보낸 허위 컨설팅 비용 200억 원 중 절반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 자산이 범죄 수익이라 판단되면 즉시 압류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실질적 책임을 지우겠다는 방침이다.
○ 유 전 회장 탕감 빚 140억 원 환수될까
유 전 회장 일가의 은닉재산이 드러날 경우 1999년 ㈜세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금융회사들이 탕감해준 막대한 부채와 유 전 회장 개인이 탕감받은 빚을 회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결론적으로 ㈜세모로부터 채무를 회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유 전 회장이 개인적으로 탕감받은 빚은 회수 가능성이 남아 있다.
㈜세모는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갈 당시 갚아야 할 돈이 2245억 원이었다. 이 중 1115억 원이 출자전환됐고 나머지 빚은 대부분 탕감받은 뒤 새무리컨소시엄에 337억 원에 매각됐다. 법정관리가 끝나 채권·채무 관계가 종결된 데다 ㈜세모의 주채권은행이었던 경기은행은 1998년 퇴출돼 돈을 회수할 주체조차 불명확한 상태다.
또 ㈜세모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섰던 유 전 회장은 예금보험공사에 원리금 146억 원을 갚아야 했지만 재산이 없다는 이유로 6억5000만 원만 갚고 나머지 139억5000만 원을 탕감받았다. 예보는 이때 유 전 회장의 빚을 탕감해주면서 ‘추후 별도의 재산이 발견될 경우 채무 전액을 갚는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예보는 이 단서를 근거로 채무 회수를 위해 유 전 회장과 측근들에 대한 계좌추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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