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안 갖고 국민께 사과하는게 도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3일 03시 00분


[세월호 참사]
朴대통령, 종교지도자들 초청 간담회
실종자 수습-방재시스템 정비 후… 별도의 대국민 사과담화 수순 피력

“국민 큰 희생에 참담한 심경”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로 종교지도자 10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말씀을 드릴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 회장과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 박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국민 큰 희생에 참담한 심경”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로 종교지도자 10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말씀을 드릴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 회장과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 박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청와대로 각계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세월호 참사 수습과 관련해 협조를 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저도 부모님을 다 흉탄에 잃어 가족을 잃은 마음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통감하고 있다”며 “저도 그때 생각을 많이 하면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가족을 잃은) 아픔은 어떤 말로도 위로하기가 힘들다. 저도 사실 희망과 삶을 다 포기할 정도로 아주 바닥까지 내려갔다”며 “(종교 지도자들이 유가족들에게) 더 많은 힘이 되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데, 국민의 큰 희생이 있어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참담한 심경”이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유언비어와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퍼짐으로써 국민과 실종자 가족들의 아픈 마음에 상처를 주고 사회 혼란이 일어난 것은 더 가슴 아픈 일”이라며 “정부가 더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사고 수습 절차도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한 사람이라도 더 실종자를 구조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제대로 된 이런(재난대응) 시스템을 만들고, 대안을 갖고 국민께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분간 실종자 수습에 주력하고, 재난대응 시스템 정비를 한 뒤 별도의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얘기다.

이 자리에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서정기 성균관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장인 돈관 스님,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대표회장인 김삼환 목사,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등 10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각계 종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동아일보는 청와대에 종교 지도자들의 이날 개별 발언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종교 지도자들에게 사전 양해를 구하지 않은 데다 여러 민감한 부분이 있어 개별 발언을 공개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3일부터 6일까지 연휴기간 특별한 일정 없이 세월호 참사 수습 방안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어린이날인 5일 청와대로 어린이들을 초청하는 연례행사도 취소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세월호#종교 지도자#방재시스템#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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