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호선 열차 ‘쾅’ 238명 부상… 문열고 탈출, “뒤늦게 대피방송”
독도行 여객선 엔진고장으로 회항, 거제 유람선도 고장… 승객 옮겨타
가슴 철렁한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번에는 서울 도심의 지하철에서 일어났다. 세월호 참사에 이어 대중교통의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2일 오후 3시 30분경 서울 성동구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잠실 방향으로 가던 서울메트로 2260 전동차가 승강장에 멈춰 있던 2258 전동차를 들이받았다. 사고가 나면서 2260 전동차 3개 칸이 탈선했고 두 전동차의 차량연결기(열차 칸을 잇는 고리) 7, 8개가 파손됐다. 사고 충격으로 두 전동차에 탔던 승객 238명이 다쳤으나 다행히 대부분 경상에 그쳤다. 병원에 입원한 50여 명 가운데 추돌한 전동차를 운전했던 기관사 엄모 씨(45) 등 3명은 어깨탈골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엄 씨는 서울메트로 조사에서 “상왕십리역에 진입하는 커브 구간을 도는 순간 앞에 적색 신호등과 전동차가 보였다. 급히 비상제동을 했지만 거리가 짧아 추돌했다”고 말했다. 당시 두 전동차에는 1000여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대부분의 승객은 수동으로 문을 연 뒤 선로 위를 걸어서 탈출했다. 사고 여파로 2호선 잠실 방향 9개 역(을지로입구역∼성수역)의 지하철 운행이 9시간 가까이 중단됐다가 3일 0시 17분경 정상화됐다.
정달오 서울메트로 운전팀장은 “자동정지장치(ATS) 등 기기 결함과 인적 결함(과실) 가능성에 대해서 조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ATS는 앞뒤 전동차의 거리가 200m 이내로 가까워질 경우 추돌에 대비해 자동으로 작동된다. 대피 방송 유무에 대해 정수영 서울메트로 운영본부장은 “앞 전동차에서는 대피 안내 등 방송을 전혀 하지 못했다”며 “뒤 전동차에서는 사고 직후 ‘객실에서 기다려 달라’ ‘정확히 상황을 파악해 다시 알리겠다’는 내용을 각각 한 차례씩 방송했으며 사고 7분 뒤인 3시 37분경 대피를 알리는 방송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승객 상당수는 대피 방송 전에 문을 열고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고가 난 지 3시간여가 지난 오후 7시 8분경에는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에서 의정부 방향으로 가던 전동차에서 타는 냄새가 나 운행이 잠시 중단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은 “승객을 내리게 한 뒤 다음 전동차를 이용하도록 했다. 제동장치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은 선박 사고도 잇따랐다. 오후 2시 40분경 경북 울릉군 사동항을 출발해 독도로 운항하던 ‘돌핀호’(310t급)가 엔진 고장으로 회항했다. 승객과 승무원 396명이 탄 돌핀호는 독도 도착 20여 분을 남기고 갑자기 엔진 2개 중 1개가 고장이 나면서 되돌아왔다.
오후 6시 28분경에는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외도 북쪽 0.1마일 해상에서 141명이 탄 38t급 유람선이 갑자기 기관 고장을 일으켰다. 승객들은 다른 유람선 2척에 옮겨 탄 뒤 장승포항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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