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연휴 추모열기]
안산 화랑유원지로, 서울광장으로… 고사리 손 잡고 조문행렬 이어져
가족대책위, 특검 촉구 서명운동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발길은 연휴에도 전국 곳곳에서 이어졌다. 특히 어린이날인 5일에는 고사리 같은 손에 하얀 국화꽃을 꼭 쥔 어린 자녀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가족이 많았다. 정부 장례지원단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각지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115만5237명이라고 이날 밝혔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김모 씨(38)는 “아들이 먼저 가고 싶다고 해 서울에서 왔다”며 “아이에게 비싼 음식과 장난감을 사주는 것보다 이곳에서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 앞에도 이날 오후 500m가 넘는 긴 줄이 이어졌다. 양손에 아들딸의 손을 잡고 조문을 마친 김모 씨(45)는 “아이들에게 남이야 어떻게 되든 자기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해주고 있었다”며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돌이 갓 지난 딸이 있다는 정모 씨(33·여)는 “희생자 부모님들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며 “이젠 피해 학생들이 편히 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안산 단원고등학교 희생자 유가족들이 모여 구성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특별검사제 도입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유가족들은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 출구에 서명대를 설치하고 조문객을 상대로 세월호 침몰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도록 특별검사제 촉구 서명운동을 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조문객들에게 “제 아이들이 하늘에서나마 다 같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사고 진상 규명을 해주세요. 특검을 요구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호소문을 배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 상당수가 서명에 동참해 하루 만에 수천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또 3일째 화랑유원지 분향소 입구에서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세월호 사고로 자녀를 잃은 가족들은 하얀 마스크를 쓴 채 10여 명씩 일렬로 서서 ‘제발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주세요’, ‘나약한 부모에게 힘을 주십시오’, ‘제 아이가 웃을 수 있게 진실 규명 바랍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하루 종일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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